전북,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
전북,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
  • 신영배
  • 승인 2023.01.11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영배 전주일보 발행인/대표기자
신영배 발행인/대표기자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음 주 대통령의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지난 10일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국회가 이송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에 관한 특별법에 대한 공포 절차를 진행했다.

국무회의 의결을 끝냈으므로 다음주 대통령이 서명한 후 관보에 게재하는 최종 형식만 남았다. 일부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를 반대하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전북의 특별자치도 승격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라북도 또한 특별자치도 출범에 대비해 과() 단위 전담 조직을 3개 팀 14명 규모로 조직을 했다. 향후 국(局) 단위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전라북도는 이번 주 인사 발령을 마무리하고 정책기획관을 겸임 단장으로 팀장급 3명을 배치해 실행계획을 준비한다.

전북특별자치도 법이 공포되면 1년 후에 시행되지만, 시행 전에 부수 법령이 완비돼야 하고 그에 따른 각종 제도 보완과 정부의 조치까지 필수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6~7년간 제주개발 특별법을 시작해 관련 법을 준비하고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를 움직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또 관련 법안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국회의 협조를 받아도 정부로부터 이관받을 법적 사항을 끝내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이미 시행 중인 제주도의 선례를 꼼꼼하게 살펴서 세밀하게 준비해 진정으로 특별자치도의 특별한 권리와 지위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그저 이름만 특별자치도로 변할 뿐, 실제  우리 실정에 맞지 않으면 특별자치도 승격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라북도는 벤치마킹 일정을 준비하고 계획 수립과 특례 발굴을 위한 회의를 운영하면서 기업 유치와 교육자치, 농생명식품바이오, 문화산업 등 특례 발굴 대상 분야를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전북의 특색을 나타내는 특례 발굴일 것이다. 전북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조건과 타당한 이유를 찾아내고 고유한 특색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특색도 아니고 특례로 발전할 수도 없다.

전북다운 특색을 발굴해 대한민국 내에서 만나는 또 다른 나라로 발전할 특별자치도의 기틀이 준비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반대하는 이들도 항변할 수 없는 전북다운 특색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살고 싶은 전북,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이 되어야 한다.

예컨대 도시에서 지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도록 부안 줄포만생태공원 갯벌힐링센터를 완벽한 휴양지구 단지로 조성한다거나, 전주와 완주에 첨단 탄소 산업이나 수소 산업, 김제에 농생명 관련 산업 등의 기반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어 기업 스스로 전북을 찾아오도록 하는 특색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완벽한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시행하기도 전에 계획만 요란하게 퍼뜨려 다른 지역에서 먼저 착수하게 하거나 경쟁 관계를 형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떠벌려서 선전만 해놓고 정작 일을 추진할 때는 다른 지역이 앞서 치고 나와 아이디어만 뺏기는 어리숙한 행정은 삼가야 할 것이다.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전북의 행정은 늘 그랬다. 다른 지역에서 잘되는 일을 따라 하거나 새롭게 시작해도 말이 앞서고 걸음은 느렸다.

요란하게 준비단계에서 다 된 일인 양, 선전하고 브리핑해가며 일머리까지 공개해 '죽 쒀서 개 주는 짓'을 되풀이했다. 우두머리는 그저 앉아서 말만 내놓고 현장에는 무관심했다. 신문과 방송에 선전할 때만 얼굴을 드러내는 단체장이 대부분이었다.

필자는 민선 8기 들어서 우리 전북이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어느 곳에서나 자신 있게 주장한다. 과거 단체장들은 그저 겉멋만 내느라 실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행정은 경직되고 변화에는 대응하지 못했다.

지난 송년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적었지만, 지금 전북은 과거의 고인 물에서 흘러넘치고 소용돌이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관영 도지사와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 등 중심 리더는 물론 군산, 익산, 김제, 정읍, 부안, 고창 등 서부권 지역 단체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여기에 진안, 무주, 장수, 순창, 남원 등 동부권 지역의 지자체 또한 실효성을 내세운 행정으로 벌써 빛을 발하고 있다. 특히 완주와 임실 등은 전주권의 위성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는 등 전북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고 있다.

전북도를 비롯한 14개 시군은 동에 번쩍, 서에 불쑥, 쉼 없이 움직이며 현장을 살피고 과감하게 행정이 살아 움직이도록 규제를 풀고, 헐고, 터버리는 열린 행정이 시원하다. 이들은 시시콜콜 사사건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일부 단체의 딴지 걸이에도 의연하다.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 발밑에 개미들이 깔려 죽을 터이니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고 길을 막아서는 잘못된 문제의식은 이젠 그만해야 한다

지금 전북은 추진력을 갖춘 지휘자에 특별자치도라는 훌륭한 기회를 맞고 있다. 물실호기(勿失好機),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는 속담처럼 지금 우리 전북호(全北號)는 들어오는 물을 따라 배를 젓고 돛을 높이 올릴 때다. 이때를 놓치면 지난 60년의 아픈 세월을 다시 겪어야 한다.

앞장선 이들과 함께 울력하는 마음으로 돕고 마음을 주자. 아울러 도내 각 자치단체도 이 기회를 우리들의 기회라고 생각해 합심하고 단결하자. 이웃 시군과 경쟁하는 데에만 마음을 쓰는 경쟁과 지역이기주의 따위는 이제는 버리자.

전북은 하나여야 한다. 그렇다고 지난 시절의 모든 잘못을 덮기만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잘못은 고쳐가며 우리가 하나 되어 달려야 비로소 그 오랜 세월 묻어두었던 한()이 풀릴 수 있다.

분열을 획책하고 내 파이를 키우는 일에 몰두하는 어리석은 짓은 이젠 끝내자. 이번에는 정말로 제대로 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