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재앙 대비해야
기후 재앙 대비해야
  • 김규원
  • 승인 2022.12.2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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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23일 현재 전북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순창 63.7cm, 임실 57.2cm, 정읍45.7cm, 김제25.5cm, 전주 15.6cm 등을 기록했다. 예년과 달리 비나 눈이 쏟아지면 폭탄처럼 퍼붓는 게 보통이다. 곳곳에서 도로가 막히고 항공편 결항이 이어졌다.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눈 무게에 찌그러지거나 비닐이 터지고 군산에서는 카페 지붕이 내려앉기도 했다. 기온은 영하 10언저리를 맴돌아 아직 엄청난 추위가 닥친 건 아니지만, 이대로 무사히 넘어갈지 어딘지 불안하다.

왜냐면 세계가 갑작스런 한파와 폭설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어서이다. 옆 동네 일본은 1m가 넘는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고 곳곳에 정전사태가 나면서 9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부상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아열대 기후인 대만에서 최근 2일 동안에 99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거기에 앞으로 한랭성 기압대가 대만을 덮칠 것이라는 기상학자의 전망도 있다고 한다. 아열대 섬나라인 대만이 이런 상황이라는 건 지구 기후가 급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마국과 유럽의 사정은 우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우리가 체감온도 20언저리에 벌벌 떨지만, 미국서는 영하 53를 기록한 지역도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닥친 싸이클론과 혹한에 신음한다는 뉴스다.

 

엄청난 한파와 폭설

 

날씨가 차츰 추워진 게 아니라 30분 동안에 22가 내려가는 급속 냉동이 진행되었다니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폭설에 교통표지판도 차선도 보이지 않고 전방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자동차를 운전해 갈 수도 없었다고 한다.

화살처럼 옆으로 날아가는 눈보라에 맨몸으로 견딜 수 없어서 걷기도 힘들고 눈보라가 그친 되에도 한파에 담요와 이불을 두르고 급한 길을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북극에 조성되어 있을 차가운 기류가 남하하여 대서양의 습한 공기를 만나 폭설까지 퍼부은 것이다.

영하 40의 기온에는 10분만 피부가 노출돼도 동상을 입는다고 한다. 냉동고로 변한 세상에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시민들은 곳곳에서 자동차 충 추돌이 발생하고 항공기운행을 멈춰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여행객들이 공항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재앙이 미국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앞에 말한 것처럼 아열대인 대만에 한파가 몰아치고 우리나라도 평창의 기온이 영하 21까지 내려갔다고 한다. 언제 우리나라에도 미국처럼 한파가 내려올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그저 막연하게 우리나라는 작은 반도 국가여서 그런 엄청난 기온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적다 라는 말만 믿을 때가 아니다. 여름에 오던 비도 폭우로 변해 잠시 동안에 100mm가 넘는 비를 쏟아내기 일쑤였다.

언제 어떤 기상 재앙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을 견딜 수 있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 국가사업으로 재앙을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재앙이 닥친 뒤에 허둥대다가 귀한 생목숨들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대비하자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영하 50한파가 몰아닥친다면 수백 수천 명이 희생될 것이다. 취약한 가옥에 사는 사람들과 외부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귀가를 서두르다 삽시간에 변을 당할 수 있다.

농촌의 비닐하우스도 눈 무게를 효과적으로 견딜 수 있도록 개량하고 도로구조와 하천의 소규모 도랑과 소하천의 물흐름이 원활하게 고치는 일도 여름 폭우를 견디는 방법이 될 것이다. 설마 하다가 재앙이 닥친 뒤에 후회하는 어리석은 행정을 더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왔다. 그나마도 제대로 고치지 못해 더 큰 재앙이 닥치면 피해를 거듭하는 짓을 반복했다. 그리고는 미증유의 재앙이라는 구실로 엄청난 복구비를 낭비했다. 점점 거세지는 자연재해를 알면서도 당하지 말자.

 

현재 진행형인 가뭄 극복도 과제

 

자연재해는 점점 더 극렬해지고 어지간한 시설로는 견딜 수 없게 강해지고 있다. 현재의 모든 시설로는 견디기 어려운 재앙에 대비해야 한다. 온난화되어가는 기후 속에서 때때로 엄청난 한파가 몰려오고 더위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뜨겁게 변하고 있다.

이번 겨울 첫 한파처럼 약간 추운 정도를 생각하는 건 대비책이 될 수 없다. 앞으로 얼마나 심한 추위가 몰려올지 아직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언제든 북극 한파가 우리를 덮칠 수 있다는 준비가 필요하다.

한파만 문제가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가뭄도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번 눈으로 약간의 도움은 되겠지만, 물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전국의 저수지, 특히 전남북지역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아래 지역에는 일찍부터 제한급수가 진행되고 섬 지역에는 식수가 없어서 배로 실어날라 어렵게 견디고 있다고 한다. 빗물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물을 아껴 쓰는 걸 습관화해서 물 소비를 줄이는 방안도 계속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시설까지 갖추어 최악의 사태를 면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 괜찮으니 문제가 닥치면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우리가 늘 그런 방식으로 견뎌왔기에 조금만 달라져도 허둥댄다.

모든 재해 대책은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여 진행해야 하고 시설도 같은 맥락에서 최악을 견딜 수 있도록 해야 외양간 고치기를 재발하지 않는다. ‘설마라는 생각으로 낭비를 계속하는 어리석은 행정 자세로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자연재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일이고 지구촌 전체의 과제다. 거칠어지고 매서워진 시련을 인류가 자청했으니 감당하는 일도 우리의 몫이다. 후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부끄러운 조상이 되도록 개개인이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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