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 151명…희생자 대부분 10~20대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 151명…희생자 대부분 10~20대
  • 고주영
  • 승인 2022.10.30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망자 남성 54명·여성 97명…추가 더 나올 수도
사고지점, 폴리스라인 너머 쓰레기·소품 널브러져
실종자 가족들 탄식…한남동 주민센터 '오열' 가득
삼풍백화점 붕괴,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 피해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현재까지 15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부상자 중 심폐소생술(CPR) 등을 받던 중상자가 적지 않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은 30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 부상자가 8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중상이 19명, 경상이 63명으로 전해졌다.

희생자 대부분은 10~20대이며 남성이 54명, 여성이 97명이다. 파악된 외국인 사망자는 총 19명이다. 사망자 국적은 일본, 중국, 이란,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태원에는 실외 마스크 해제 이후 첫 핼러윈을 맞아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코스튬으로 잔뜩 분위기를 낸 이들은 이태원의 밤거리를 가득채웠다.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을 때, 악몽이 시작됐다. 좁은 골목길에 몰려있던 인파 중 다수가 넘어지면서 대열이 무너졌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 다수가 인파에 밀려 압사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비좁고 경사진 이태원 뒷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도 알지 못한 채 순식간에 인파의 압력에 밀리면서 한꺼번에 넘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사고 현장은 곳곳에 사상자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전날 발생한 '핼로윈 압사 참사'의 끔찍했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사고지점에는 각종 쓰레기는 물론 벗겨진 신발, 먹다 남은 생수병 등 사상자들이 남긴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호박, 풍선, 유령장식 등 핼로윈 파티용 소품들들도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이처럼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확인된 가운데 이태원에 간 자녀나 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실종 신고 접수가 쏟아지고 있다. 실종자 접수를 방문으로 받고 있는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오열과 한숨이 가득했다.

서울시가 전화와 별도로 실종자 신원 확인을 위해 설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이날 오전부터 자녀와 친구 등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3층에서 소방당국과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실종자의 이름과 연락처, 인상착의 등을 밝힌 뒤 지하1층 대기실에서 경찰과 병원의 확인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늦은 밤 한번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다가 인파가 뒤엉키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신분증 등 연락이나 신원 확인 수단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아 문신 등 신체상 특이사항을 상세하게 물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에서 사망자만 150명이 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난 것은 1995년 6월28일 벌어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27년 만이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서울=고주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