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를 포기하는 지방의회에 박수를….
해외 연수를 포기하는 지방의회에 박수를….
  • 김규원
  • 승인 2022.09.19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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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의회가 해외연수 예산 3,300만 원을 전액 삭감하여 본회의에 상정한다는 뉴스다. 지방기사를 검토하다가 해당 기사를 보고 신선한 충격이 다가왔다. 4년 전 완주군의회의 난맥상이 얼핏 떠오르고 각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 나들이로 눈살을 찌프리게 했던 기억이 교차되어 머리를 스쳤다. 남원시의회도 19일 국외연수비 9,400만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들이 달라지고 있다. 아니, ‘정말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에 진정 반가웠다. 3,300만 원이라는 금액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지방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해외 연수를 빙자한 혈세 여행을 꿈꾸고 실행하는 게 우선이었던 생각들이 달라졌음에 정말 시쳇말로 감동먹었다.’

사실 이런 결정이 완주군의회가 먼저가 아니고 전북도의회를 비롯한 정읍, 고창, 김제시 의회등 도내 일부 의회에서 이미 시작되었음을 뒤늦게 알았지만, 일단 감동이었다. 여러 의회가 이미 도민과 어려운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건 더욱 반가운 일이다.

지난 13일 김제시의회가 해외연수 예산 6,900만 원을 반납하여 연수 여행을 정식으로 포기했다. 이어서 완주군의회가 정식으로 추경예산을 심의하면서 본예산에 계상되어 있던 예산을 삭감하는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 처리한다는 것이다.

이미 예산을 반납하거나 삭감한 두 의회와 취소를 결정한 전북도와 정읍, 고창 군 등 5개 이외에 전주시의회를 비롯한 9개 의회가 아직도 해외연수에 미련을 두고 있는 모양이다. 돈 드는 해외여행을 내돈 들이지 않고 공금으로 갈 수 있다는 유혹에 갈등이 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해외연수 따위에 마음을 둘 겨를이 아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 속에 실질소득이 줄어 전전긍긍하는 국민을 두고 그들이 낸 혈세로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발상이라니, 정말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라는 명목의 여행은 오랜 논란 대상이었다. 말이 해외 연수이지 기관 방문이나 참여는 짧은 시간 동안 형식적으로 스쳐가고 대부분 시간은 관광이었다. 더구나 의원들의 여행에는 집행부에서 사적이나 공적으로 비공식 경비를 보조하는 관례도 있어서 의원들은 정말 제 돈 한 푼 안 쓰기도 했다.

의회사무국 직원을 대동하여 보살핌을 받으며 신바람나는 여행을 즐기는 과거형 연수는 이제 그만 없애야 한다. 가는 김에 돌아본다는 명목으로 관광지를 포함하는 연수는 없어져야 한다. 뭔가 배우러 나간다면 정식으로 교육을 받거나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연수라면 뭔가 달라질 만큼 돈들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 연수 후 정식으로 개인별 리포트를 제출하여 국민 앞에 공개할 수 있는 진짜 연수만 허용되어야 한다. 언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해외연수에서 뭘 얻을 수 있겠는가.

아직 연수를 고민하는 10개 시군 의회도 이런 시기에 과한 욕심을 부릴 게 아니다. 국민의 고통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예산을 삭감하고 국민 속에서 같이 호흡하는 의회로 거듭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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