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
  • 신영배
  • 승인 2022.09.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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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
신영배 대표기자

13일 경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혐의는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조만간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기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법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이른바 여·야간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소시효를 불과 하루 앞두고 기소한 사례나 제1야당이 현직 대통령 부부를 향해 형사고발과 특검법안 추진을 동시에 진행하는 정치행위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가 당선될 경우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정계에 들어오거나 정부의 주요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예상대로 검찰 출신을 인사, 행정, 정보, 금융까지 정부 요직에 배치했다. 한마디로 검찰공화국을 완성해 가고 있는 듯하다.

물론 검찰 출신이 정부 요직을 맡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누구나 실력과 능력을 겸비하고 있으면 중요한 나랏일을 담당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주의 국가의 순기능이다. 그러나 국민의 상당수가 윤 정부의 검찰 인사에 대해 불안과 함께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윤 정부의 검찰이 두렵다. 평소 법을 준수하지 않거나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주변에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는 자들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에게 밉보이지 않으려, 눈치를 살피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검찰은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무소불위의 집단이다그러기에 국민들은 불안하고 무서운 것이다.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기자와의 대화 내용을 담은 음성파일이 특정 언론에 의해 공개됐었다.

대화 내용 중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경찰이 다 알아서 처리해준다는 취지의 발언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 여사에 대한 각종 고발사건들이 김 여사의 예견대로 줄줄이 경찰과 검찰에 의해 무혐의로 처리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15MBC 주관으로 열린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해 발언했다. 당시 윤 후보는 김 여사의 주식투자에 대해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손실을 봐서 저희 집사람은 거기서 안 되겠다고 해서 돈을 빼고 그 사람(주가조작 공범 이모씨)과 절연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 매수 주문을 직접 넣은 정황이 드러났다. 또 이 씨와 절연하며 계좌를 회수했다는 20105월 이후인 20106월 김 여사가 다른 증권사 직원과 통화하며 저와 이 씨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 하게 하세요라고 말한 내용이 공개됐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하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수사 권력에 대한 형평성과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재직 중에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19951월 전직 대통령 전두환 씨의 12·12 사건 관련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대통령 재직 중에는 내란죄와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공소시효가 모두 정지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태도를 보면 대통령 배우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이다. 이 법안이 실용화 되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해야 하는데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패스트트랙으로 국회 문턱을 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 법안은 실용화 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여야 모두 알고 있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대화를 통해 현안을 돌파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윤석열 정부가 정권 초부터 위기 국면에 처하자 사정 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경찰, 검찰, 감사원, 국정원 등의 사정기관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은 물론 이재명 제1야당 대표를 각종 범죄혐의로 옥죄고 있다.

그야말로 사정 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의 주요 기관장을 거의 검찰 출신으로 임명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불과 0.73%P차로 대권을 잡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국민의 절반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작금의 현실은 IMF 이후 최악의 경제적 상황을 맞고 있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고유가, 주택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권력을 앞세워 오로지 전 정권과 이준석 여당 전 대표, 이재명 제1야당 대표를 망신살을 주거나 몰아내서 힘을 과시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가 말하듯 당시 윤 후보에 표를 주었던 어떤 이는 손가락을 잘라내고 싶다고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들은 윤 후보에게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수사권을 장악하여 힘으로 군림하려는 듯한 모습뿐이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마친 후 군인들에게 체포당했을 때, 베드로가 나서서 칼을 휘둘러 한 대제사장의 종의 귀를 잘라냈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예수는 베드로의 폭력행위를 말리며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라고 나무랬다. 칼은 무력이거나 폭력을 의미한다.

지난 대선에서 투표자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정치를 전혀 모르는 검찰총장 대통령을 선택한 순간 사정 정국은 예정돼 있었다. 그나마 기대하는 것은 그가 말한 공정한 대한민국의 부활이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리라는 예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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