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다음을 대비하자
힌남노 다음을 대비하자
  • 김규원
  • 승인 2022.09.06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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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에 아마 대부분 국민들은 잠에서 깨자 마자 TV를 켜고 간밤의 태풍 피해를 확인했을 듯하다. 물론 밤을 지새우며 태풍 상륙과 피해 상황을 지켜본 이들도 상당수 있었을 터이다. 태풍 통과 지역에 연고가 있든 없든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2001년의 루사와 2003년의 매미를 합친 것만큼 무서운 태풍이라는 예상에 가슴을 졸이고 보았지만, 그 전 태풍에 비해 별로 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풍이 오기 전에 오끼나와에서 사람이 날라가 처박히는 영상까지 보았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렇게 무서운 정도는 아니라는 안도 속에 잠이 들었다가 늦잠을 자고 깨어 보니 부산 일부 지역과 울산 근처에 피해가 있을 뿐이었다. 물론 피해가 발생한 주민과 지역에 다행스럽다는 표현을 하는게 적절하지 않지만 그만하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위력에 영향 범위가 넓어 우리 전북도 직접피해 범위에 들어 여간 걱정했던 게 아니다. 그런데 비가 좀 내리고 바람도 심하지 않아 도내에는 벼가 일부 쓰러지고 침수와 과수에 약간의 피해가 나는 등 크고 작은 피해 정도에 그친 듯싶다. 얼마나 다행인가.

긴장 속에 가슴졸였던 사람들은 기상청이 엉터리 예보를 했다느니, 호들갑이니 할 터이지만, 힌남노가 너무 쎈 태풍이어서 그 힘이 넘치는 바람에 외려 규모가 줄어들었다니 그야말로 아니러니. CBS 김현정의 뉴스 쇼에서 그 이유가 밝혀졌다.

자세히 알아보니 태풍 힌남노가 너무 강력해서 제주도 근처를 지나오면서 파고가 10m 이상 높게 일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해수면 아래 수온 낮은 물이 표층으로 올라와 수증기가 줄어들고 태풍이 낮은 수온 지역을 지나면서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에 따라 중심기압이 965hpa 정도로 올라가고 수중기가 적어 영향 범위도 크게 줄어 우리가 염려했던 매우강수준이 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한랭고기압과 만나는 수도권에 엄청난 비를 뿌릴 것이라고 내다봤던 걱정도 사라졌다.

지금은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다. 우리 전북도 하늘에 뭉게구름이 떠도는 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 바탕 소란을 겪으며 일부에서는 별 것도 아닌데 호들갑만 떨었다는 뒷 소리를 할지 모르지만 태풍은 이제 시작이다.

정말 다행스럽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큰 피해가 나지 않았지만, 지금도 이번 태풍이 발생했던 지역에서 열대성 저압부가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 저압부는 언제든지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고 매년 9월에 3~4개 태풍이 만들어져 올라온다.

이번처럼 여기저기 침수나 산사태 우려가 있는 지역을 두고 가슴만 졸일 게 아니라 언제 태풍이 와도 견딜 수 있도록 정비해두어야 한다. 더구나 저지대 침수는 걸핏하면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기상변화를 생각하여 항구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올해 당장이 아니어도 앞으로 계속될 기상이변에 대응하여 항구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하늘만 보며 가슴 졸이며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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