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기 지방자치 시대 출범을 축하하며
제8기 지방자치 시대 출범을 축하하며
  • 김규원
  • 승인 2022.06.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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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도지사와 서거석 교육감, 그리고 각 시군 단체장과 지방의원 여러분의 취임을 축하한다. 특히 경쟁에서 승리하여 새롭게 단체장이 되고 지방의회에 진출한 이들은 감회가 남다르리라고 짐작한다. 새로운 책무에 대한 기대와 무게를 느끼며 오늘을 기다렸을 터이다.

우리의 지방자치가 민선 8기에 이르는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고 시대의 변화는 따라가기 벅찰 만큼 빨랐다. 민선 시대에 들어서며 중앙 정부가 획일적으로 시행하던 일들이 지역에서 받아들이는 시각에 따라 그 성과는 천차만별이 되었다.

군사독재 시대를 건너오며 영남지역은 공업화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정부투자가 이루어져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전북을 비롯한 호남과 강원도 등지는 농업지역으로 분류하여 지난 시대를 답습하는 지역 차별을 겪었다.

시도별 GDP를 비교해도 울산과 부산, 수도권 지역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전북은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업시대에 전북은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었다. 이렇게 끝없이 추락하던 시절에도 전북의 정치권은 무덤덤했다.

정치인들은 제 몸 지키기에 열중하며 지역발전은 그저 입술에 붙은 장식품 정도로 나불거렸다. 고등법원 등 호남지역 거점기관들이 하나, 둘 광주로 옮겨 갈 때도 불구경하듯 했다. 인구가 끝없이 줄어드는 데도 걱정조차 하지 않았다.

전북은 1949205만을 넘었던 인구가 2000년부터 줄기 시작하여 1999,000, 20101868,900, 20201815,112, 그리고 올 4월 말 178824명으로 줄었다. 전국 인구가 2배로 느는 사이에 전북은 27만 명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각 시군은 저마다 이해관계를 앞세워 다투고 이웃 시군이 뭔가 잘 되면 금세 따라 해서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했다. 이웃이 잘 되면 나도 덩달아 좋아지는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그것을 빼앗거나 망쳐버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묵은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71일이다. 도민의 뜻을 받들어 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일꾼들이 바로 오늘 취임하는 이들이다. 이제는 진정 도민이 하나로 결집해서 새로운 전북을 열어가야 한다. 경쟁보다 서로 도와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자.

특히 단체장은 지난날의 수령(首領)이 아니다. 주민들이 일을 잘해 달라고 선택한 머슴이다. 머슴은 머슴다워야 한다. 주인이 원하는 일, 주인이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준비하고 이루는 이가 좋은 머슴이다.

새로 단체장이 되어 전임자가 이루어 놓은 여러 사업들을 부인하고 한꺼번에 뒤집어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려는 짓은 어리석다. 시민의 뜻을 몇 번이고 경청하여 과연 잘된 일인지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개혁은 모두를 뒤집어놓는 게 아니라 잘못을 고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 시행하는 것이다. 파헤치고 짓는 일보다 쓸모 있게 고치고 마음을 바꾸는 일이 먼저다. 마음을 고치면 비뚤어진 것이 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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