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일하는 일꾼이다
단체장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일하는 일꾼이다
  • 전주일보
  • 승인 2022.06.2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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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해 전주시와 김제시, 남원시, 정읍시, 완주군, 고창군, 순창군, 장수군, 그리고 전북도 교육청 서거석 교육감이 새로 취임한다. 업무 인수를 위해 인수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당선인마다 행정 방향이나 지침을 정해 발표했다.

민선 제8기 전북지역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텃밭이라는 수모를 재현하면서 그들의 마구잡이 공천에 몸서리친 악몽 같은 선거였다. 지방선거 공천제도 폐지를 목이 터지도록 외쳐도 우이독경인 듯 아무런 반응이 없는 정치권에 전북은 다시 한번 농락당했다.

그리고 선거 과정과 결과는 끔찍했다. 계파와 이해관계에 좌우된 공천은 항의와 재심 청구가 이어졌고 시민이 원하는 후보는 일찌감치 배제되었다. 그들의 독단에 경쟁 후보가 나오지 못해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지고 시민들은 후보자의 생각 한번 들어볼 수 없었다.

이렇게 당선한 이들이 71일 각각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한다. 일부 단체장 당선인의 행정 지침이 발표되고 일부에서는 제법 구체적인 사항까지 정한 내용도 나왔다. 도민을 섬기고 소통하겠다는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은 국민의힘 정운천 도당위원장을 만나 협치를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일부 단체장들은 전임자들이 이루어놓은 일이나 전 정부에서 추진한 공직기강 관련 기조까지 허물겠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단체장이 바뀌면 시책 기조도 달라지게 마련이지만, 오랜 기간 공들여 이루어놓은 사업을 시민의 의사도 들어보지 않고 폐지하거나 공직자가 지켜야 할 기본 덕목까지 부인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전북도 투표율이 48.7%에 그쳤고 전주시의 경우 완산구 40.3%, 덕진구 40.6%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전주시장 선거 우범기 당선자의 경우 유효투표 216,297표 가운데 74.12%를 얻었다고 위안 삼고 있지만, 실제는 총 유권자 55442명 가운데 16339표를 얻어 29.1%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도 존중하고 그들이 바라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서 소통하고 해결하는 행정 자세가 좋은 단체장을 만든다. 전임자가 만들어놓은 일이라고 배척하거나 전 정권에서 강조했던 일이라고 해서 폐지하는 행정 방침은 자칫 위화감을 부를 수 있고 편 가르기가 될 수도 있다.

고치고 바꾸는 개혁이 필요하지만, 그 타당성과 시민의 의견에 부합하는 일인지 먼저 생각하는 단체장의 모습이 보기 좋다. 내 의견이니 따르라는 주문보다 시민 공청회나 중요한 사항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도 있다.

특히 새로 취임하는 단체장들은 시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생각에서 먼저 시민의 뜻을 들어보는 행정 자세를 견지해서 시민과 함께 가는 자치단체로 나아가길 바란다. 단체장은 지역의 패자(霸者)가 아니라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해결하는 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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