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화장실 문화 바로잡자
후퇴하는 화장실 문화 바로잡자
  • 김규원
  • 승인 2022.06.20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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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문화 척도를 보려면 공중화장실 관리상태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의 배설물을 처리하는 화장실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발전을 거듭하여 최근에는 집안 어느 곳보다 청결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변했다.

집안 화장실이 깨끗해지면서 집 밖에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의 화장실도 점차 달라졌다. 외국 여행을 경험하는 사람이 늘면서 선진국의 공중화장실이 청결하게 유지되는 현상을 보며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화장실 문화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4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3년에는 위 법률 제8(공중화장실의 관리공중화장실이 설치된 장소 또는 시설을 소유·관리하는 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사람(이하 공중화장실 관리인이라 한다)을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공중화장실 관리인은 공중화장실과 그 주변의 청결을 위하여 공중화장실 관리기준을 준수하여야 한다. 공중화장실의 관리에 관한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했다. 공중화장실에는 반드시 관리인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법률과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다.

그렇게 정해진 법에 따라 공중화장실이 관리되면서 전국 어디를 가도 공중화장실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국민의 인식도 차츰 달라져서 화장실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모든 공중화장실이 청결하게 관리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처럼 청결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와 자치단체, 상가나 공동시설에 관리자를 두었고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전개되면서 공중화장실 이용이 줄어들어 관리가 허술해지자, 몰상식한 사람들이 화장실을 함부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일 치 전주일보 7면 기사에 더러워진 공중화장실 문제를 지적한 기사가 실렸다. 내가 더럽힌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 나만 볼일을 보면 그만이라는 몰상식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기사였다.

법이 정한 관리인이 없거나 관리를 소홀히 해서 발생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용자들이 함부로 사용한 게 주원인일 것이다.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자랑이 무색하게 공중화장실조차 관리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일선 자치단체에서 지역의 공중화장실 관리에 대해 철저하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시민들은 내 집 화장실처럼 청결하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가 보지 않는다고 마구 사용하여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다시 유동 인구가 늘고 공중시설 이용이 많아지는 즈음에 서로를 위해 화장실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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