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해고도(絶海孤島) 전북, 살길을 찾자
절해고도(絶海孤島) 전북, 살길을 찾자
  • 신영배
  • 승인 2022.05.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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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민주당은 뭐하고 있었나? 제주와 강원은 되고 왜 전북은 안되나?
신영배 대표기자
신영배 대표기자

강원 특별자치도법이 지난 16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통과됐다. 오는 26일 본회의 의결을 거치게 되면 최종 확정된다.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강원도 출신 의원들과 최문순 도지사와 발을 맞춰 국회를 설득해 얻어낸 성과다.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지정되면 예산획득이 쉬워져서 연간 수조 원의 예산을 더 가져갈 수 있고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광재 후보는 기업 유치가 쉬워져서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주도가 4개의 국제학교를 유치해 연간 1,700억 원을 벌어들이는 사례를 들며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승격하면 새로운 경제, 사회, 교육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강원도는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나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넘치는 자본이 들어오면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춘천, 강릉, 원주시에 트램을 구축해 도시지역 교통을 원활하게 하는 구상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변방의 척박한 강원도 땅이 능동적이고 자주적인 도시발전 구상이 가능한 지역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이미 구축된 ITX 고속열차 노선에 새로운 철도망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2025년까지 특별자치도로 승격해주겠다고 약속했던 일을 앞당겨 오는 26일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의 추진에 국민의힘도 합세해 26일 국회 통과에 아무런 지장이 없게 됐다.

#전북 소멸이 가시화하고 있다

필자는 딱 1년 전인 2021526일 치 전북 소멸을 생각해보자라는 칼럼에서 전북의 현실을 직시하고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광역도시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내용 일부를 발췌하면 이미 수도권이 다 먹어 치운 밥상에 부울경과 충청권이 덤벼 남은 접시를 핥고 있는 상황에 늦게 숟가락을 들고 기웃거려 보아도 밥알 하나 차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그렇다고 광주전남권에 붙어봐야 그들에게 명분만 키워줄 뿐, 우리 전북이 얻을 건 없다.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그들에게 모든 것을 털린 전북이다.”

-중략- “일단 전주와 완주, 익산과 김제까지 묶는 광역도시를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고 본다. 그래 봐야 100만을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일단 광역시로 승격해야 전북 메가시티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

또한 새만금의 배후도시로 인력 양성과 안정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돼, 원하던 새만금 산단 육성과 수변도시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메가시티의 개념은 행정통합도시가 아닌 경제문화생활권 통합을 말한다.”라고 했다.

지난 202012월 정부는 수도권과 동남권, 충청권에 세 개의 그랜드 메가시티를 만들고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두 곳의 통합형 메가시티, 그리고 전북-강원-제주의 3개 강소권 메가시티를 구성하는 이른바 3+2+3 광역권 추진 전략을 내놓았다.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있는 수도권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미 부산·울산·경남 지역과 충청도와 대전·세종시, 대구·경북과 공주·전남이 메가시티 구상을 마치고 합의 단계에 있는 상황을 정부가 정리한 것이다.

3+2+3 계획에서 전북은 강소권(强小圈)이라는 이름으로 끼어있었다. 작지만 강한(?) 강소권이라는 용어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 셋 가운데 제주는 이미 특별자치도로 나름 특색을 살려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강원도가 수도권의 관심을 끌어들여 드디어 특별자치도로 승격하게 되었다. 남은 건 외톨이 전북이다. 절해고도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가엾은 지역이 된 것이다. 다른 지역은 나름 뭉치고 변하여 살길을 마련하는데 전북은 여전히 한밤중이다.

그동안 새만금 특별자치도라는 말도 나오고 필자가 주장했던 전주-익산-김제-군산을 묶는 광역도시 구상도 여러 마당에서 논의되었지만, 아무것도 이루어진 건 없다. 말이 나오면 서로 주장만 내세우다가 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는 인사들을 보면 모두가 민주당 사람들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북에 기업이 바글바글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인수위원회의 국정 계획에는 전북이 달라질 아무런 구체적 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새만금을 들먹이는 탁상공론이 슬금슬금 고개를 든다.

이미 30년 동안 눈속임을 당한 전북인에게 오래된 장난감에 새로 페인트칠을 해서 내보이며 새것인 양 흔들고 있다. 이제는 새만금이라는 말도 듣기 싫다. 천혜의 바다환경을 훼손해 갯벌이 사라지고 어장이 황폐해진 일 이외에 아무것도 얻은 게 없는 새만금이다.

강원도가 잘되어 시샘하는 뜻이 아니다. 우리도 살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완주 통합조차 이루지 못한 전북이다. 하찮은 지역 단위 감투가 줄어든다는 명분으로 통합 반대를 선동한 사람들이 이번 지방선거에 나와 민심을 다시 선동하고 있다.

손바닥만 한 전북에서 김제와 군산, 부안이 경계를 두고 싸우고 전주와 김제, 익산이 군부대 이전을 두고 시위를 벌이는 좀생이 사고(思考)를 버리지 못하는 한 전북은 달라질 수 없다. 좀스럽게 지역 감투에 매달려 결국에는 전북이 갈가리 찢겨 흩어지는 꼴을 보게 될 것이다.

10여 일 후면 도지사와 시군 단체장들이 선출된다. 새 도지사는 무엇보다 먼저 시군 단체장과 정치권의 뜻을 모아 전북이 살길을 찾아야 한다. 저마다 제 몫을 챙기는 욕심에 앞서 전북이라는 덩어리를 어떻게 변화하게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

내 자리를 앞세워 생각하는 한심한 생각으로는 이 난제를 풀 수 없다. 정권이 바뀌어 어수선한 이 시기에 전북이 달라질 방안을 마련해 그들에게 약속이라도 얻어내야 한다. 어물거리다가 정권이 안정되면 모든 일이 더 어렵게 된다. 새 도지사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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