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새로운 소비문화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중국의 새로운 소비문화 궈차오(애국소비) 열풍
  • 전주일보
  • 승인 2022.05.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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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준 우 /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박준우/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최근 중국 소비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애국소비궈차오(國潮)” 열풍이다. 중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애국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은 중국의 MZ세대가 소득증가에 힘입어 궈차오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내 궈차오의 개념에 대해 더 살펴보면, 궈차오는 중국 문화를 의미하는 궈()와 유행/트렌드를 의미하는 차오류(潮流)의 차오를 합친 합성어로 궈차오 제품은 중국 기술, 문화를 기반으로 한 중국 특색이 있는 제품을 지칭하며, 중국 언론 및 전문가들은 이 열풍이 2018년 미중무역분쟁을 기점으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한 MZ세대는 중국내에서 지우우허우(95)”(1995~1999년 출생세대)링링허우(00)”(2000~2009년 출생세대)로 일컫는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소후(중국의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지우우허우와 링링허우는 약 2.6억명으로 추산되며, 2019년 궈차오 관련 제품 소비의 25.8%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바이두(百度)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궈차오에 대한 관심은 528% 상승했으며, 최근 5년 중국 자체브랜드에 대한 검색은 45%에서 75%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현지 설문조사기관인 소비자보도(消费者报道)202110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궈차오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로 독특하고 신선한 디자인과 아이디어(48.6%), 실리적인 가격(43.8%), 우수한 품질(38.0%)을 꼽았으며, 궈차오 열풍은 일시적인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중국 자체 소비재 기업의 질적 성장이 병행되면서 견고한 소비성향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브랜드들도 궈차오 열품에 적극 편승하는 분위기다. 일예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의 경우 중국국가박물관과의 콜라보를 통해 박물관 소장품인 천추절염도(千秋绝艳图)”를 토대로 디자인하고, 각 색상의 명칭을 중국 역사 5대 미녀의 이름으로 하는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최근 중국 소비재 시장의 전체의 변화를 살펴보면, 2021년 기준으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춤했던 2020년 대비 12.5% 증가하였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보다 약 3.3조 위안 증가한 8.1%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코로나19를 극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에 이르렀다.

이에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을 위한 전략을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여 3가지로 제안해 보면, 먼저,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와 트렌드를 맞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기있는 궈차오 제품들은 우리시각에는 촌스러울 수 있으나. 중국식 촌스러움이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중국 자체 제품의 질적 향상으로 인해 한국제품임을 강조하는 전략은 중국 소비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기 어려우며 글로벌 브랜드조차 궈차오 열품에 맞춰 촌스러움을 제품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개발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제품의 사양, 패키징, 마케팅 등 제품 전반을 중국시장에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궈차오 열품이 일시적인 트렌드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글로벌 브랜드 사례와 같이 중국 시장에 특화하여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중국 소비재 시장의 틈새시장인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을 공략해야한다.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은 뛰어난 가성비와 상품성으로 무장한 중국 제품의 추격, 그리고 럭셔리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출한 해외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하며, 이를 위해선 코로나19 종식 후 국경간 이동이 완전히 회복되더라도 중국 따이공(代工)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온라인 판매 채널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알리바바, 징둥 등 진입장벽이 높은 전통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보다는 중국 MZ세대가 애용하는 샤오홍슈(小红书), 더우인(抖音)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주효할 것이다.

세 번째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방도시를 거점으로 삼아 진출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주요 방침인 공동부유정책으로 인해 중산층 소비확대 및 농촌지역의 소득 증가가 가속화될 수 있다. 실제로 농촌의 소비지출은 코로나19로 성장이 둔화된 2020년에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1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도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각 도시가 가진 경제적 규모, 도시인구 규모, 교통 편리성,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각 도시들을 1, 1, 2, 3, 4, 5선 등 6개 등급을 매기고 있다. 시장이 이미 성숙된 1, 1, 2선 도시에 진출하는 것을 고집하기 보다는 3, 4, 5선 도시를 먼저 공략하고, 점차 1, 2선 도시까지 진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현지진출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아 보인다. , 대도시의 대형 전시회, 빅바이어 위주의 전략보다는 지방도시에서 개최되는 전시회를 적극 활용하여 해당 지역에서 인지도를 제고하고, 해당지역의 유력 바이어를 발굴하여 거래 거점으로 삼는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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