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민주당, 건전 야당으로 거듭나야
허술한 민주당, 건전 야당으로 거듭나야
  • 김규원
  • 승인 2022.05.0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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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이 10일 취임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다시 야당으로 돌아간다. 여당보다는 야당에 익숙한 정당이 민주당이다. 이승만 독재 시대에 시작한 민주당의 역사는 4.19 후 잠시 여당이 되었다가 박정희의 쿠데타에 이은 군사독재와 신군부 독재 시대에 이르기까지는 지리멸렬을 거듭했다.

그리고 김대중ㆍ노무현 시대 10년 동안 여당으로, 다시 10년은 야당이 되었다가 촛불의 힘에 여당이 되었으나 5년 만에 야당으로 돌아갔다. 어쩌면 여당보다 야당이 더 어울리는 정당인지도 모른다.

이승만 시대부터 군사독재 시대까지 이어오면서 이 땅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보수세력의 아성 위에 반대 세력은 늘 이방인이었다. 권력을 잡아도 그 바탕에는 보수의 굳건한 기반이 탄탄하게 깔려있어서 그 실행은 겉돌았다.

무얼 해도 실제 일을 집행하는 실무진은 보수의 뿌리가 장악하고 있어서 뿌리를 내릴 수 없었다. 약점만 노출되고 장점은 감추어지는 민주당의 몸부림 속에 거대 언론마저 보수 편이어서 민주당의 목소리는 잡음에 묻히기 일쑤였다.

보수에 맞서는 진보세력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어딘지 미흡한 정당, 오랜 독재 시대를 건너면서 점차 보수에 가까워지는 어정쩡한 민주당이었다. 국회에서는 피 터지게 싸우는 척하다가 국회를 나서면서는 형님 동생으로 변하는 2중대 역할도 했다.

민주당은 촛불 덕분에 권력을 잡아 여당이 되었다. 야당이 사사건건 극렬한 반대로 맞서자 국민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외려 소수 야당의 목소리만 키워주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에게 휘둘려 권력을 내주고 말았다. 뜨거운 국민의 성원을 배신한 정당이었고 국민의 성원을 영원한 사랑으로 착각했다. 검찰을 손봐주겠다는 일념으로 국정의 흐름을 놓쳐 매사에 실패를 거듭하는 정부와 여당이었다.

국민의 눈 밖에 난 뒤에도 민주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60%에 가까워져도, 서울과 부산시장, 그리고 충청남도 지사가 부끄러운 문제로 물러난 보선에서 참패하고도 헛발질만 계속했다.

170석 민주당이 정권 말에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을 고쳐 검수완박을 이루었지만, 민심만 잃었을 뿐이다. 새 정권이 하려고 들면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국회의원의 비리를 캐고 수사하여 무력화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금부터라도 바짝 정신을 차리고 건전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민주당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만 보고 가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현재의 여론대로라면 2024년 총선에 지난 2020년 총선을 되풀이 할 수 있다. 그래도 민주당을 바라보는 전북인의 충정으로 야당으로 돌아가는 첫날, 진심으로 당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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