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복잡한 설소대 수술도 수면 마취로 안전하게
[기획] 복잡한 설소대 수술도 수면 마취로 안전하게
  • 소재완
  • 승인 2022.04.25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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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진 교수에게 들어보는 설소대단축증 치료술
원광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진 교수
원광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진 교수

혀의 아랫면과 입의 바닥인 구강저를 연결하는 막(설소대)이 비정상적으로 짧아 혀의 운동에 제한을 주는 질환인 설소대단축증(ankyloglossia).

혀 유착증(tongue tie) 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 증상은 수술이나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적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이 선천적으로 발생해 신생아에서 4~16%가 보고 된다.

특히 이 질환은 설소대를 잘라내는 방식의 수술 치료를 해야 하는데 발생 환자가 대부분 어린아이라는 점에서 치료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 수술 부위가 입속이라는 점과 마취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돼 부모들의 고민이 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수면 마취로도 치료 가능한 수술법이 개발돼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복잡한 설소대 수술을 수면 마취로 안전하게 수술해 내며 ‘명의’라 불리는 원광대병원 이비인후과 이진 교수를 통해 이와 관련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 설소대단축증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설소대단축증(혀의 끝이 하트 모양으로 아랫입술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설소대단축증(혀의 끝이 하트 모양으로 아랫입술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설소대단축증은 설소대가 짧아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영아에서는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해 성장 및 발달 지연이 생길 수 있고, 엄마가 아기에게 모유 수유 시 가슴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또 소아의 경우는 부정확한 발음이 난다. 짧은 설소대가 혀를 잡고 있어 혀의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발음 및 조음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혀끝이 윗잇몸에 닿아 내는 소리인 일부 치조음(ㄷ,ㄹ,ㅅ) 발음에 문제를 보이는데, ‘호랑이’를 ‘호낭이’로, ‘사슴’을 ‘다듬’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흔한 증상이다.

가끔 설소대단축증으로 인해 성장하면서 치아의 맹출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부정교합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런 설소대단축증 환자는 혀를 위로 들어 올렸을 때 짧은 설소대를 보이면서 입천장에 혀가 닿지 않거나, 혀를 내밀었을 때 혀의 끝이 하트 모양으로 당겨지며 혀가 아랫입술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소견을 보인다.

■ 설소대단축증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설소대단축증 수술 모습
설소대단축증 수술 모습

보통 만 1세 미만 영아에서는 마취 없이 의료용 가위로 설소대를 단순히 잘라내는 방식으로 수술한다.

하지만 만 1세 이상에서는 수술 시 환자가 움직이거나 협조가 잘되지 않을 수 있고, 출혈 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진행하는 게 보통이다.

원광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서는 재수술을 포함한 복잡한 설소대단축증도 마취과 전문 의료진의 입실하에 전신마취가 아닌 수면 마취로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방법으로는 혀 아랫면에 붙어있는 설소대를 잘라내는 설소대 절제술이 가장 많이 이뤄진다.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설소대 안쪽의 혀 근육 일부를 같이 절제한다.

설소대를 잘라낸 후 절제 부위를 저절로 녹는 실로 봉합한 후 수술을 마치며, 수술 시간은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 특별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

다만 발음이 완전히 형성된 이후 연령의 환자는 경우에 따라 수술 후 발음 교정을 위한 언어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설소대단축증 수술은 꼭 해야 하나? 한다면 시기는?

설소대단축증 수술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한 편이다. 출생 시에 혀는 상당수에서 짧은 편이고, 설소대가 향후 혀 운동에 장애를 줄지는 출생한 직후 바로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영아 시기에 수유 시 젖꼭지나 젖병을 깊게 물지 못하고 자꾸 빠지거나, 분유가 새는 경우, 또 체중이 잘 늘지 않는 경우는 아이의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위해 조기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모든 발음 이상의 원인이 설소대단축증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언어의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어 ‘ㅅ’ 발음의 완전숙달 연령 시기(95-100%의 아동이 정확히 발음)는 만 6세, ‘ㄹ’ 발음의 숙달 연령 시기(75-94%의 아동이 정확히 발음)는 만 5세로 보고 되기 때문이다.

또 소아가 성장함에 따라 혀도 점점 더 길어지고, 혀 끝부분 역시 설소대가 파열되거나 늘어나면서 더 가늘어져 정상에 가깝게 된다는 견해도 있다. 이 때문에 만 5세까지 수술적 치료를 보류하고 추적관찰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따라서 부정확한 발음을 보이면서 설소대단축증이 의심되는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을 실시하고, 수술의 필요성 여부 및 수술 시기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진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 원광대병원 설소대단축증 수술은 전신마취 수술과 다른 것인가?

설소대단축증 수술은 마취 시간을 제외한 수술 시간이 약 10분 정도로 짧게 소요되며,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속한다.

보통 어린 나이에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 수술 자체보다는 전신마취에 대해 걱정하는 보호자들이 많은 데 원광대병원 이비인후과에선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설소대단축증 수술을 수면 마취하에 진행해 그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면 마취는 전신마취와 동등한 마취의 이점을 얻을 수 있으면서도 전신마취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 위험도를 낮출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에게 많이 선호된다.

전신마취에 비해 적은 양의 약제를 투여해 얕은 수면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물론 환자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신마취와 큰 차이를 보인다.

수면 마취에 사용하는 약 또한 안전하고 효과적일 뿐 아니라 약물 작용시간도 짧아 수술 후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수술 전 과정 동안 마취통증의학과 의사가 전문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해 수술의 안전도 역시 높다.

/소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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