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시민을 가장 사랑하는 시장으로 남고 싶다”
김승수 “시민을 가장 사랑하는 시장으로 남고 싶다”
  • 김주형
  • 승인 2022.04.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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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수 민선6·7기 전주시장, 창간 16주년 특별인터뷰
- 민선8기 지선 불출마 "부족할때 내려놓는 용기가 시민 위해 필요"
- "사람, 생태, 문화의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한 ‘전주다움’을 찾았다"
- "어디서든 시민들과 전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는 소망

8년 전 45세로 전국 최연소 시장으로 당선된 후 재선에 성공한 김승수 전주시장.

김 시장은 전북도지사 출마냐, 3선 도전이냐를 두고 난무하던 각종 설을 뒤로하고 지난해 7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프리미엄과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어 전주시장 3선은 물론 전북도지사 선거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김 시장의 불출마에 지역정가는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렸다.

김 시장은 지방선거 불출마 배경에 대해 “선거 유불리를 따지는 구도에 연연하지 않고 지역발전에 기여할 준비가 됐는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며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와 세대교체의 중심에서 치열하게 공부하며 남은 기간 시정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시장은 지방선거 후보들의 구애에도 불구, 상당한 거리를 두고 시정에만 전념하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후, 너무 시간이 빨리가서 하고 싶은 일이 더욱 많아졌다"는 김승수 시장은 지난 8년 임기동안 '사람냄새 나는 전주시를 만들겠다'는  정치적 철학을 시정운영과 정책에 듬뿍 물들여놓았다.

그는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해고없는 도시 상생선언, 착한 임대운동 등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전주시의 존재감을 전국에 알렸고, 엄마의 밥상과 야호놀이터, 성매매집장촌 예술촌 탈바꿈, 책의도시 전주 등을 통해 사람냄새 나는 전주를 만들었다.

창간 16주년을 맞아 이제 민선7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김승수 전주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전주시장으로 8년을 이끌어오셨다.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힌다면.

- 8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시민을 진짜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족함을 느낄 때 내려놓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리더가 전주를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는 시장, 시민들을 가장 사랑하는 시장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임기까지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

▲ 지난해 7월 불출마 선언으로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1년 전부터 결심하기가 쉽지는 않은데, 이유가 무엇인가.

- 8년 권력은 이미 기득권이다. 기득권은 권력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선물이다. 그러나 자칫 중독에 빠지거나 시야를 가리는 장막이 되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이 오면 새로운 종류의 인간이 필요하다. 기득권에 머물러 있다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진보할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 끝에 여기서 멈추고 새로운 길을 탐색하고자 한 것이다.

정치경력이 벌써 24년이 됐다. 숱한 정치인들을 만나고 지켜봤다. 내 정치멘토가 바로 그 정치인들의 ‘뒷모습’이다. 뒷모습은 앞에서 볼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을 본다면 권력을 내려놓는 게 어렵지 않다. 기득권을 가지고 권력욕을 부리거나 정치를 하는 것보다, 부족하다고 느낄 때 내려놓는 일이 나와 시민, 전주를 위해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 혁신적인 변화를 많이 이끌어왔다.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 8년 전의 전주는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산적해 있었다. 전라감영 복원, 버스 파업, 전주역 신축, 항공대 이전, 종합경기장 개발, 실내체육관 신축 등 복잡한 현안들을 풀어내 궤도에 올려놨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 생태, 문화의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한 ‘전주다움’을 찾았다는 것이다. 20년간 방치된 폐공장에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팔복예술공장, 성매매집결지를 문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서노송예술촌, 주민의 삶과 예술이 결합한 서학동예술마을 등이 대표적인 전주형 도시혁신이다. 이것이 전주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또 전주형 복지정책의 상징이 된 밥 굶는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밥상’, 속도 위주에서 방향과 가치 중심으로 바꾼 첫마중길 조성, 시민을 존중하는 공공도서관 혁신, 다양한 식물이 공존하는 정원도시 조성, 도시 전체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는 야호5대 플랜 등 창조적인 패러다임으로 전주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냈다. 이를 통해 전주가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 리더도시가 된 것이다

▲아쉬움으로 남는 것들은 무엇인가.

- 아쉬운 것은 주거 문제를 꼭 해결해서 시민들에게 편안한 삶의 여건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해결하지 못한 것과, 기대만큼 지역경제를 살려내지 못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도 다양한 상생정책과 기업 지원, 신성장산업 발굴 등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그 결실을 크게 맺지 못하고 떠나게 돼서 아쉽고 죄송하다.

그러나 지금 전주에는 많은 씨앗이 뿌려졌다고 생각한다. 바이오헬스산업, 책문화 산업, 정원산업, 문화산업, 탄소 산업, 수소 산업, 드론 산업, 국가 지원 도시재생 사업 등 앞으로 그 씨앗들이 다음 리더와 함께 커다란 나무로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퇴임 뒤 계획은 무엇인가.

-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은, 나의 부족함을 알기 때문이다. 일단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시간을 가질 것이다. 많은 책을 읽고 더 넓게 세상을 보며, 그동안 들여다보지 못했던 일상들의 가치를 되새기고 스스로를 성찰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퇴임 후의 일보다 퇴임까지의 시간에 집중하겠다.

▲ 다음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전주시에 많은 역점사업들이 있다. 새로운 리더로서 비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민들의 삶에 집중해주기를 바란다. 지역경제를 잘 살리고, 많은 소외계층 시민들을 살피는 시장이 되어주기를 당부한다.

▲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몇 해간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왔다. 묵묵히 견디며 스스로 희망을 만들어온 시민들에게 박수를 드린다.
 시민들의 담대한 상상력과 용기, 연대의 힘이 전주의 가능성과 저력을 넓혀오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게 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어디서든 시민들과 전주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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