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태흥영화사 회고전 연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태흥영화사 회고전 연다
  • 이행자
  • 승인 2022.03.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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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90년대, 한국 영화의 변화와 도약을 일군 태흥영화사 8개 작품 상영전 열어
- 문석 프로그래머, "고(故) 이태원 전 대표를 추모하고 태흥영화사의 공로를 기리려 해"
영화 취화선의 한 장면 /사진=전주영화제 조직위 제공
영화 취화선의 한 장면 /사진=전주영화제 조직위 제공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에서 ‘태흥영화사’ 회고전을 통해 1980~90년대 한국영화사를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 마련된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역사 속에서도 변화와 도약의 때로 기록된다.

이는 1980년 5월부터 1987년 6월까지, 어둡고 고단한 시절을 건너온 한국영화사에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선을 내포한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이와 같은 격동의 시절이 빚어낸 한국영화사의 대표적인 거장으로 임권택 감독을 꼽을 수 있다.

또 이장호와 배창호, 장선우, 박광수, 이명세, 정지영 감독과 같은 이들의 작품이 후대에 ‘코리안 뉴웨이브(Korean New Wave)’라 불리는 일군을 형성하며 한국영화의 외연을 급속도로 확장하는 데 일조했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특별전의 형식으로 집중 조명하는 ‘태흥영화사’는 한국영화의 변화와 도약을 이야기할 때 매우 중요한 영화사로, 1984년 영화제작자 이태원 대표가 설립한 태흥영화사의 행보는 대단히 다면적으로 읽힌다.

태흥영화사는 <터미네이터>(1984), <프레데터>(1987), <다이하드>(1988), <택시 드라이버>(1976)와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수입배급사이고, 임권택 감독에게 <장군의 아들>(1990)의 연출을 맡겨 당대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공전의 제작사이기도 하다.

동시에 태흥영화사는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부터 <하류인생>(2004)에 이르기까지 임권택 감독과 총 11편의 작품을 함께했으며,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2002) 등을 통해 한국영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앞서 언급한 ‘코리안 뉴웨이브’ 감독들의 대표작을 거론할 때도 태흥영화사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이명세 감독, 김홍준 감독이 각각 <개그맨>(1988)과 <장미빛 인생>(1994)으로 태흥영화사를 통해 데뷔했으며,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1991)과 같은 작품이 태흥영화사에서 제작됐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하는 태흥영화사 회고전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을 비롯하여 송능한 감독의 <세기말>(1999), 김유진 감독의 <금홍아 금홍아>(1995), 김홍준 감독의 <장미빛 인생>(1994),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1991),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1988),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1987), 이두용 감독의 <장남>(1984) 등 태흥영화사를 통해 국내외 관객에 소개된 8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태흥영화사는 유신 시대를 거치며 암흑기에 놓였던 한국영화계를 견인하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영화의 세계화에 기여한 영화사”라며, “이번 태흥영화사 회고전을 통해 지난해 타계한 고(故) 이태원 전 대표를 추모하고 그가 설립한 태흥영화사가 한국영화계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기리고자 한다. 작품 상영에 더해 프로그램 이벤트와 특별 책자 발간 또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행자 기자

영화 '금홍아 금홍아'이 한 장면 /사진=전주영화제 제공
영화 '금홍아 금홍아'이 한 장면 /사진=전주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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