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전북은 안전한가?
산불, 전북은 안전한가?
  • 김규원
  • 승인 2022.03.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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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이 거의 가닥이 잡혀 위기는 넘겼다는 분석이다. 7일 강원도 동해안 산불방지센터는 낮12시 현재 강릉 지역이 90%, 삼척이 80%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월 산불은 아직 50%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 강풍 특보가 해제되어 바람이 잠잠해진 덕분에 오늘 안에 강릉과 삼척 지역은 불길을 완전히 잡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주불이 잡히면 군 장병과 공무원 등이 잔불이 우려되는 곳을 갈퀴로 뒤집어 물을 뿌려가며 재발화를 막을 것이라고 한다.

경북 울진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산불이 울진에서 강원 삼척까지 덮치더니 다음날 강릉 옥계에서 일어난 불은 동해시로 번졌다. 6일 현재 집계로 여의도 면적의 53배가량인 15,420의 산림이 불탔다. 주택 등 시설 400여 곳과 가축 수천 마리가 희생됐다. 울진 원전과 삼척 LNG 생산기지까지 위협하여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조바심 나게 하더니 다행히 바람 방향이 바뀌어 재앙은 면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7,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번 산불은 ‘50년 만에 최악이라는 겨울 가뭄에 강풍이 겹치면서 세력이 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3에 불과해 평년의 14%에 그쳤다.

건조한 날씨 탓에 바짝 마른 나무와 낙엽이 불쏘시개로 변해 불어오는 강풍을 타고 불티가 날아 금세 주변을 초토화했다. 동해안은 건조한 날씨와 국지성 강풍인 양간지풍이 결합하면서 산불이 일어나기 쉬운 지형이다. 더욱 큰 문제는 산불의 규모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였던 2000년 삼척 등 5개 지역의 동해안 산불이후 22년 만에 발생한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동해안 인근의 산림은 매년 연례행사처럼 산불이 발생하여 길러놓은 임목을 태우고 주변 주민들에 막대한 피해를 낸다. 이번 화재 영상에서 보듯 살던 집이 잿더미로 변하고 주민들은 인근 강당에 수용되어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전북도 노령산맥과 소백산맥 일부, 지리산 등 산림 지대가 거의 절반에 이른다. 노령산맥 지역은 높은 산과 경사가 심한 지역이 많아 산불이 나면 금세 확산하는 지형으로 산불에 취약하다.

산불은 이제 상시 대비해야 하는 재난이다. 산불 예방 조치 등 사전 대책과 초기 진화 시스템을 철저히 점검하고 감시와 소화 인력 확충에도 힘써야 한다. 정부와 전북도가 합심해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기후 변동으로 강우량이 크게 늘거나 줄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현실이다. 산불을 기후 위기 재난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이제 봄이 시작되어 이 가뭄이 언제 끝날지 요원하다. 바싹 마른 나무와 갈잎이 쌓인 곳에 고사리를 뜯으러 다니는 이들이 느는 시기다. 당분간 산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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