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을 예술로 꽃피울 노력 이어져야
동학농민혁명을 예술로 꽃피울 노력 이어져야
  • 전주일보
  • 승인 2022.01.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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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과 세계 근대 혁명을 소재로 한 국제포럼이 지난 21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렸다. 이 포럼은 동학농민혁명을 예술로 풀어내고 동학농민혁명의 세계화를 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틀 동안 세계의 혁명문학과 영화를 주제로 제1회 동학농민혁명 기념 세계혁명예술 전주 국제포럼이 진행됐다.

포럼에서는 한국과 일본, 영국, 러시아, 독일, 남미 등 여러 나라의 혁명이 문학과 예술로 소개됐다. 전주시는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을 시작으로 매년 다양한 선양사업을 펼쳐왔다.

첫날은 문명 전환기 혁명의 기념과 재현을 주제로 한 서울대 박명규 명예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한국의 동학농민혁명과 일본의 근대혁명기 문학관 독일농민전쟁과 러시아의 혁명문학·영화 아일랜드 농민혁명과 체 게바라 혁명문학·영화 등 3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학술 포럼이 진행됐다. 이튿날에는 관련 영화 상영이 있었다.

포럼의 목적이 동학농민혁명을 세계에 확실하게 알리고 전북인의 기상을 드높이기 위해 혁명을 예술로 승화하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현실은 당장 우리나라에서, 전라북도에서조차 그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친일 사학자들에 의해 동학난으로 폄하되었던 농민혁명이다.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기 시작한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지금도 많은 사람이 동학난이나 동학농민혁명이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다.

기념일조차 이 정부 들어서면서 가까스로 결정되어 서울에서 단출한 행사로 치러지고 정읍과 고창에서 따로 지역 기념식을 하는 한심한 짓을 반복하고 있다.

당연히 전라북도가 행정기구를 만들어 의미를 살리고 널리 알려 자랑해야 할 사안인데도 도지사부터 관심이 없다. 적어도 정읍과 고창, 부안, 김제, 전주, 완주 등 시군 문화원에 동학 관련 연구원을 두어 소멸해가는 흔적을 찾아 보존하고 발굴해야 하지만, 어느 시군에도 전담부서나 연구를 위한 지원이 없다.

관료나 지배계층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지원 없이 순수 민중들이 일어나 부패 관료와 외세에 대항하여 싸워 자치기구를 만들어 운영한 역사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농민들이 스스로 집강소를 만들어 지역의 행정을 공정하게 해결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살려야 한다.

전북도와 전주시는 포럼에 이어서 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대대적으로 공모하여 예술로 승화하는 작업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도의 장르별 예술작품을 공모하여 제대로 된 예술제를 국내외에 보여주면서 전북인의 정신과 자긍심을 높이는 일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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