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달·파·멸·콩 장보기
수준 높은(?) 달·파·멸·콩 장보기
  • 신영배
  • 승인 2022.01.12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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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사원
신영배 대표사원

최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뜬금없이 인스타그램에 퍼질러낸 멸공이라는 단어가 선거판을 흔들고 해외 언론까지 입을 보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언제 적 단어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멸공이 왜 이 시기에 갑작스레 튀어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그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 얼굴을 올리고 멸공’, ‘방첩’, ‘승공통일등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사업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에 화들짝 놀라 북한 김정은으로 얼굴을 바꾸었다는 후문이다. 이를 놓고 기업의 오너라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닌 철없는 행동이었다는 게 중평인 것같다. 

멸공은 지난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 공산주의를 멸()하자는 구호로 쓰인 단어로 60대이상의 국민들은 익히 들은 단어다. 북진통일을 외치던 시대에 나왔던 '멸공'을 왜 갑자기 끄집어내서 그룹 주가가 폭락하고 불매운동까지 부르는지 이해가 안된다. 

더구나 그는 과체중(104)으로 군 면제 체중 103을 살짝 넘겨 국방의 의무를 면제(면탈?)받은 인물이다. 멸공을 외칠 정도면 군 복무라도 마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공산주의를 멸하겠다면 그들과 싸우겠다는 의지라도 있어야 할 게 아닌가?

◇멸공에 환호하며 장보기 인증샷

정용진의 멸공에 즉시 동조한 인물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이다. 그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이마트 매장을 찾아가서 달걀, , 멸치, 콩을 쇼핑 카트에 담으며 인증샷을 남겼다.

그러면서 멸치 콩국수를 자주 해 먹어서 장보기했다.”라고 설명했다. 참으로 한가한 대선 후보다. 동분서주하는 몸이 갑자기 손수 장보기를 하러, 그것도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의 마트가 아닌 이마트에 찾아갔단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눈에 뜨이는 건 인증샷에 보인 여수 멸치. 그는 쇼핑카트를 밀며 한 손으로 여수 멸치봉지를 들어 보였다. 이 행동을 따라 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도 여수멸치 봉지를 들어 보이는 인증샷을 SNS에 올렸다.

그들의 멸공 쇼핑은 같은 당 소속의 김진태 전 의원 등 찐보수들의 동조로 이어져 SNS 마당이 한창 소란하기도 했다윤석열 후보의 여수멸치인증샷은 남도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왔다.

마트에 진열된 멸치는 여수 멸치뿐만 아니라 거제 멸치와 각 지역에서 잡힌 멸치가 있었는데 하필 여수멸치를 들어 인증샷을 내보낸 것은 호남 비하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남도 사람들은 판단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게 호남을 자극해서 일어나는 반발 심리로 영남지역 민심을 뭉치게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애들 장난처럼 보이는 이러한 행동이 젊은 세대의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젊은 당 대표 이준석의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면 그들이 왜 하필이면 달걀, , 멸치, 콩을 구매하는 인증샷을 즐기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 의미를 단순하게 멸치와 콩으로 한정해 멸공이라는 단순 의미로 알았다. 그러다가 인터넷을 통해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고 감짝 놀랐다. 

달걀은 그 첫 글자의 이 문재인의 (moon)’이고 파는 (: 깨트릴 파)’, 멸치는 (:멸망할 멸)’이고 콩은 공산주의(좌파)를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풀이하면 문재인 정권을 깨부수고 진보주의자들을 없애자는 캠페인이라는 의미였다. 국민의힘이 진정 원하는 내용이 모두 들어있는 그럴싸한 장보기이다.

대선도 필요 없고 곱게 정권 내놔라라는 말이 야당 대통령 후보의 입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윤석열 후보가 경북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20여분간 격정적인 어조로 연설했다.

그의 말들을 살펴보면, 그는 현 정부를 겨냥해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신에 입각해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을 많은 분들이 해올 때, 좌익 혁명 이념, 북한의 주사 이론, 이런 걸 배워서 민주화 운동의 대열에 끼어서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끼리끼리 살아온 그 집단이 문재인 정권 들어서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국민의 재산을 빼앗고, 세금을 약탈하고 자기들끼리 갈라먹고, 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사찰하고, 소위 '대깨문'이라고 하는 사이버 전사들을 동원해서 인격 말살을 하고, 머리를 들 수 없도록 만든다""웬만한 뱃심과 용기가 없으면 이 무도한 집단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다 만들어놨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그러니 (국정 운영에) 전문가를 쓰겠나. 전문가가 들어오면 자기들 해 먹는데 지장이 있다""무식한 삼류 바보들 데려다가 정치해서 나라 경제를 망쳐놓고, 외교 안보를 전부 망쳐놨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 기관이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 씨, 자당 소속 의원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것을 언급하면서 "통신 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볼 땐 대선도 필요 없고 곱게 정권을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이라고 핏대를 올렸다.

이번 대선을 보며 참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에서 정책이나 이슈를 선점해서 국민을 설득하던 시대는 지난것 같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감성을 자극해 내 쪽으로 끌어들이는 수법만이 만연한다.

차분하게 논리를 풀어서 설득하는 방법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 정권의 칼이라던 검찰총장이 정권에 대들어 인기를 끌고 대통령 후보까지 일사천리로 올라섰다. 참으로 이상한 시절이다.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삼류 조폭 영화를 보듯 끔찍할 뿐이다. 

작금의 현실은 정권교체라는 미명(美名) 아래 일시적인 감정에 쏠려 후보자를 선택을 하게 유도하는 불안하고도 이상한 선거판이다. 그래도 민주주의 성숙도가 높은 유권자는 선거 후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며 끝내 최선의 길을 선택하리라 믿는다즉흥적으로 기분풀이식 선거는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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