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퍼주기식 시상은 그만
연말 퍼주기식 시상은 그만
  • 전주일보
  • 승인 2021.12.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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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결산하는 연말이다. 코로나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집콕이 살길이라는 현실에 답답한 심사를 가누기 어려운 시국이다. 대선 정국은 유력 후보들의 잇단 악재에 지지율이 뒷걸음질 친다. 의당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마음을 정하여 후보자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는 게 상례이건만 이번 대선은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의 시선이 차가워지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선은 급조된 여론의 향배에 따라 후보를 옹립하고 경선에서도 여론의 흐름에 표가 쏠려 후보가 결정되었다. SNS와 포털을 통해 스마트 폰 속에서 얻은 정보로 세상을 재단하고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렇게 얻은 정보가 여론으로 나타나 인물의 됨됨이나 역량은 차치하고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후보자의 생각과 역량이 점점 드러나자 표를 가진 국민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후보자의 언행이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과연 나라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 의심하게 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과거사가 나오면서 혼란이 왔다.

지금 우리나라는 물밀듯 쏟아지는 정보를 과식하여 소화불량에 걸린 양상이다. 미처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져 저마다 착각과 혼돈에 빠져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현실인 셈이다. 이번 대선의 혼란도 조금 더 지나면 국민이 제대로 판단하여 바른 투표를 할 수 있어야 할 터인데 걱정이다.

대선이라는 큰 이슈가 흐르는 가운데 6월 지방선거를 향한 물밑 움직임도 치열하다. 지자체마다 현역 단체장들의 실적 부풀리기와 선심 행정이 눈에 뜨이게 늘고 있다. 거기에 예년과 달리 각 단체와 정부 부처까지 가세하여 단체장들의 실적 띄우기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경선 판도가 달라지는 현실에서 단체장의 행정실적을 평가하는 각종 시상이 쏟아져 나와 그렇지 않아도 선거에서 유리한 현역 단체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부처별 상을 주겠으면 전국 각 자치단체 가운데 한두 곳을 뽑아 시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역별로 무더기로 시상하거나 대상, 최우수, 우수 등에 여러 단체를 선택하여 퍼주기식 시상을 하고 있으니 문제다.

요즘 지역 뉴스의 절반은 수상 소식이라고 할 만큼 자치단체마다 상 받은 자랑 일색이다. 상 이름도 많고 부처마다 여러 분야를 나누어 그야말로 퍼주기 일색이다. 지방의원들은 거의 모두 의정 봉사상이니 자치행정 대상이니 하는 성격 모를 상 하나쯤 다 받는다.

그런 수상 기록들이 선거공보에 얼마나 돋보이는 요소가 되는지, 주민들이 그러한 수상 실적에 동의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한 상들이 선거를 앞둔 올해 유난히 많은 건 폐해가 아닌가 싶다.

겉으로 드러나는 번드르르한 실적보다 감추어진 곳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산하 공무원들의 반응은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좋은 단체장을 판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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