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없는 인구정책보다 마음 치료가 선행돼야
효과 없는 인구정책보다 마음 치료가 선행돼야
  • 전주일보
  • 승인 2021.11.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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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전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성경찬 의원(고창1)은 전북도 기회조정실에 대한 행정 사무감사에서 전북도는 인구정책과 관련해서 최근 3년 동안 매년 1조 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했으나, 인구수는 매년 1만 명씩 지속적으로 줄었고 출생아 또한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북도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인구정책 연관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32,671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매년 평균 1890억 원을 저출산, 고령화, 농촌 활력, 도시재생, 다문화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입했으나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현재 전북의 인구는 지난 3월에 180만 선이 무너진 뒤에 계속 줄어들어 10월말 현재 1789,770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나마 이 주민등록 인구는 각시군이 주민등록상 인구를 늘리기 위해 억지 전입을 추진한 숫자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므로 실제 인구는 175만 이하가 아닐까 짐작한다.

이문제를 두고 이미 본지 사설과 칼럼을 통해 인구정책의 허실을 지적하거나, 실효성있을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정부나 지자체는 여전히 상징적이고 실효 없는 정책을 고수하며 귀중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개발독재 시대를 건너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젊은이들은 그들의 부모처럼 자식을 낳아 뒷바라지하느라 삶을 온통 바치지 않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현실에 충실한 젊은이들은 부모의 거룩한 희생을 배우기보다 를 위해 사는 게 현명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깨우친 것이다.

동물적 종족보존 본능을 벗고 한 번뿐인 삶을 가치 있고 윤택하게 하는 길을 선택하는 경향이 커졌다. 자식을 낳아 기르면서 닥치는 문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그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겠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현상이다. 유전자가 지배하던 본능의 삶을 떨쳐내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할까.

이런 사고가 만연한 이 땅에서 인구가 늘기를 기대하는 자체가 모순이다. 어떤 이는 국가 시책이 젊은이의 돌출적 사고를 부추겼다고 지적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과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을 건너면서 철저한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건 필수적인 현상이었다.

지금 정부와 지역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삶에서 자녀를 낳아 기르며 뭔가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과 그 가치를 젊은이들에게 심어주는 일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행복의 기준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인식하게 하는 사회운동, 가정의 진정한 행복을 일깨우는 일에 지금껏 투자한 예산들을 모두 투입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기르는 재미를 모르고 쓸쓸하게 맞는 노년의 허무를 보여주거나, 자녀를 기르며 진정으로 느끼는 행복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영화, 문학, 체험활동 등이 곳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부유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자녀와 행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그 행복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주는 노력이 오늘의 인구 절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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