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망 구축 타당성 조사의 허실
철도망 구축 타당성 조사의 허실
  • 전주일보
  • 승인 2021.10.2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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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제4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된 전주-김천선, 광주- 대구의 달빛 내륙철도, 익산-여수 고속철, 경기 광명-평택의 경부고속선, 서해선-경부고속 연결선, 삼척-강릉선 등 6개 철도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올해 안에 추진하겠다는 소식에 전북도가 들썩이고 있다.

전북도는 6개 사업 가운데 전북도와 관련한 전주-김천 철도 개설과 익산-여수 전라선 고속철,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등 3개 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이 시작된다는 데 큰 의미를 두는 듯하다.

전북도는 그동안 전주-김천 철도망 구축을 숙원으로 삼아 국토부와 기재부, 국회를 넘나들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전북과 경북이 공동으로 철도망 구축 계획에 이 사업이 포함되도록 노력한 것이 열매를 맺었다고 반가워하였다.

광주-대구간 달빛내륙철도는 오래전부터 타당성이 인정되고 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으나, 전주-김천간 철도는 달빛철도 인근에 지역이어서 추가 검토사업으로만 반영되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4차 철도망 구축 계획에 포함되어 사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철도가 놓이면 전북의 철도 불모지인 진안과 무주에 철도가 들어서고 경북지역과 가까워져 원활한 교통망이 구축되어 상호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새로운 경제권역이 만들어지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발전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번 사전 타당성 조사라는 게 당장 사업에 착수하는 절차가 아니라 사업의 타당성을 충분히 검토하여 사업추진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므로 각 사업별로 착수 시기는 다를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달빛내륙철도가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이고 전주-김천 철도는 실제 언제 착공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당장 무슨 변화가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더구나 먼저 착수될 것이 뻔한 달빛내륙 철도가 광주-대구를 1시간 거리로 좁히게 되면 전북의 남원시에서 광주까지 20분 거리에 들어가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으로 변하고 남원 경제는 남원에 예속될 수밖에 없게 된다. 아울러 장수와 대구간 거리도 20분으로 줄어 장수의 생활권이 대구로 쏠리게 될 것이다.

지역 경제와 문화, 생활권은 작은 곳에서 큰 쪽으로 쏠려가기 마련이다. 지역 경제력이 약한 전북으로서는 어찌 생각하면 이러한 교통환경 개선이 외려 지역 소멸을 부추기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 3월 대선 결과에 따라 전북지역의 숙원사업 시행은 훨씬 더 뒤로 밀릴 수도 있고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들어서는 새 정부가 두는 비중에 따라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 결과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공연히 살판 난 듯 떠벌리는 의도가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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