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후유증에 '원팀' 비상
與 경선 후유증에 '원팀' 비상
  • 고주영
  • 승인 2021.10.12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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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측, 또 '구속' 언급. 이재명 측 "갈등 길지 않을 것"
민주 "후보는 이재명, 승복해야…13일 최고위서 논란 종결"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후보와 이재명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출된 가운데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의 고리가 마지막 '경선 불복'으로 이어진 당 내홍이 13일 수습될지 주목된다.

사실 민주당의 경선 휴유증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이 결선 없이 대선 후보를 확정한 당의 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이의신청을 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 전 대표 측은 특별당규 59조에 따라 중도사퇴한 정세균·김두관 의원이 얻은 표를 총 유효 투표수에서 제외키로 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문제가 있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이 얻은 2만8142표를 총 유효투표수에 더할 경우 이재명 경기지사의 득표율은 49.33%로 조정돼, 과반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이 전 대표 측 주장이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지난 11일 이 지사의 대선 후보 확정 사실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 대표는 이날 대전현충원에서 "이 전 대표 측에서 여러 이의제기가 된 것들은 선관위나 당 기구 공식 절차를 통해 처리될 것"이라면서도 "어제 저희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로 선포했고 추천장을 공식적으로 수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도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경선 과정이 잘 됐다고 분명히 명시해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당헌·당규는 이해찬 전 대표 시절 만들어져서 지난 8월에 이낙연을 당대표로 선출했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에 의한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상민 중앙당 선관위원장도 "경선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드러난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없는 이상은 결과가 바뀌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무효표 논란의 단초가 된 정 전 총리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며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께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사실상 이 지사 쪽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낙연 캠프에서는 여전히 이 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연루돼 구속될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내홍 불씨를 키웠다.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12일 당 지도부의 행보에 경선 결과에 대한 가처분 소송 제기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어 설 의원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소 3명의 당사자를 만났다면서 이 지사가 구속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이 대장동 TF 구성에 착수하는 등 당 차원의 대장동 특혜 의혹 방어에 돌입한 상황에서 일종의 엇박자다.

반면 이 지사 측은 이날 경선 승리 이후에도 이어지는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에도 직접적 대응을 삼가며 달래기에 부심했다.

이재명 열린캠프는 이날 해단식을 갖고 "당으로 돌아가 대선승리의 필승 공식, 민주당 원팀 기조를 지켜내는 데 헌신하겠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정권을 재창출해 문재인 정부 성공시키고 한 걸음 나아가는데 뜻이 같기 때문에 갈등이 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오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표가 이의제기한 '경선 무효표' 논란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경선 잡음으로 인한 당 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한 조치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서울까지 포함해서 전국 권리당원 투표에서 전남·광주 0.2~3%만 빼고는 다 50% 넘게 이재명 후보가 이겼다"며 "이 전 대표가 정치적으로도 승복해야 될 상황"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산증인이고, 문재인 대통령 초기 최장수 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분이기 때문에 당의 전체를 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며 "항상 진중하고 진지하신 이낙연 후보가 당 전체를 위해 결단하고 승복하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승복을 강하게 몰아갈 경우 각 후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당원들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 한 최고위원은 "빨리 결정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도부가 이 전 대표를 너무 몰아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지지층이 돌아설 수 있다"며 "이 전 대표에게 정치적인 공간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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