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리버스 멘토링에 거는 기대
완주군 리버스 멘토링에 거는 기대
  • 전주일보
  • 승인 2021.09.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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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이 눈에 띄는 세대간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완주군은 오는 30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군청 1층 대회의실에서 젊은 세대 신규 공무원들이 멘토가 되어 박성일 군수와 부군수, 주요 국장들을 멘티로 공통주제를 두고 자유대화를 진행한다고 한다.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라는 이 대화방식은 신세대가 묵은 세대에게 젊은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 멘토링이라고도 한다. 이 리버스 멘토링을 처음 시작한 건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이다. 최고경영자가 신세대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설명하고 그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듣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자신의 경험과 지식으로 현대를 판단하고 방향을 정하는 일이 퍽 어리석은 것이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리버스 멘토링은 미국과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 국내 기업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영자와 사원이 서로 위치를 바꾸어 생각함으로써 경색된 조직이 유연성을 갖게 되고 세대간 격차가 줄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효과를 얻는 것이다. 이 리버스 멘토링은 우리 전라북도처럼 아직도 해마다 사자성어로 행정 방향을 말하는 각 자치단체에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목민관(牧民官)을 자처하는 군수가 리버스 멘토링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그런 일을 해보겠다는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기왕에 젊은이들을 멘토로 삼아 뭔가를 얻고 배우겠다는 생각이라면 군정의 한 부분을 주제로 삼아 젊은이들의 진솔한 생각을 들어보는 구체적 멘토링을 구상했더라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행정조직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는 특히 상하 구조가 엄격하고 상당히 경직되어 있어서 아랫사람이 단체장이나 윗사람에게 무엇인가를 지적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자칫하면 괘씸죄가 적용되어 손해를 볼 수 있기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속에 묻어두고 말을 내놓지 못한다.

나이 든 단체장은 나름의 경험을 최고의 재산으로 삼고 젊은 공무원의 의견 정도는 아이들 푸념 정도로 치부하기 일쑤다. 그러나 현실은 나이 든 사람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로 가득하고 젊은이들은 꼰대들을 답답하게 바라보며 그저 시키는 일이니 한다는 정도이다.

완주군이 30일 행사를 통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젊은 세대와 대화를 시도했다는 의미와 무엇인가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는 있을 듯하다. 그것이 행정의 방향을 바꾸거나 인식의 대전환은 아니어도 젊은이들과 가끔은 대화를 나누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것도 발견할 것이다.

완주군의 이러한 시도가 아직도 군자삼락을 좋아하는 전북도와 사자성어에 목매는 각 시군에 전파되어 젊은 사고와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묵은 세대와 신세대가 조화를 이루어 달라지는 전북의 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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