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붙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붙여
  • 전주일보
  • 승인 2021.09.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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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선선해진 날씨에도 살만하고 생각하지 못한다.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연일 확진자 신기록이 발표되고 있어서 일 것이다. 13천 명 선을 넘어서는 가운데는 우리 전북에서도 연일 6~70명 정도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다.

하루빨리 70% 접종 목표를 달성하여 코로나와 함께 사는 날을 고대하건만, 이기적인 접종기피자들 때문에 올해 안에 위드 코로나(with Corona)는 어려울까 걱정한다. 그들은 통증도 싫고 부작용도 있다는데 자칫 위험할까 무섭다며 7~80%가 백신을 접종하는 시기가 되면 저절로 감염이 줄어들어 안전해지기를 기대한다.

나만 생각하는 사람들, 나 아니면 타인은 모두 적이고 나야말로 세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남들의 고통을 딛고 올라서서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본연의 의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너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의 막장으로 치닫는다. 멋진 축제에서 정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한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정신은 실종상태다.

연휴 끝 주말에 치러진 민주당 호남 대회전에서도 전북의 지지를 얻은 이재명 지사가 승리, 과반을 차지하면서 대선후보로 한 발짝 다가섰다. 25일 광주 전남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33,848(47.12%), 이 지사가 33,726(46.95%)를 얻어 0.17%p 뒤졌지만, 26일 전북에서는 이 지사가 22,276(54.55%), 이 전 대표가 15,715(38.48%)를 얻어 대세임을 증명했다. 현재까지 득표수는 이재명 지사가 341,858(53.1%), 이낙연 전 대표가 222,353(34.48%)이다.

이 전 대표의 고향인 광주전남은 지역 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는 이재명 지사보다 122표를 더 얻는 수준에 그쳤다. 대세를 뒤집으려면 최소 65% 정도는 얻었어야 여론의 흐름도 바꿀 수 있었을 터인데 실패했다. 대장동 의혹을 들고나와 너 죽고 나 살자라는 강수를 두었건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광주전남 사람들의 지역 민심조차 제대로 얻지 못한 이 전 대표가 전북에서 다시 패배함으로써 그의 대권 행보는 추동력을 잃게 되었다. 경선 내내 물어뜯기에 열중한 결과는 향후 이어질 지역순회에서도 별로 달라질 희망은 없어 보인다. 이재명 지사의 사이다 정책과 대응 솜씨를 이길 수 있는 정책이나 국민의 눈에 드는 무엇을 제시하지 못하고 물어뜯기만 주력한 결과는 고향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성남시가 5,503억 원의 개발 이익을 환수했던 일을 두고 불법을 저질러 이익을 취한 것으로 몰아세운 호남 대회전의 결과는 이 전 대표에게 참담한 패배로 나타난 셈이다. 이제 그가 할 일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남은 일정을 성실하게 완수한 다음, 당이 지향하는 정권 재창출에 남은 힘을 쏟아붓는 것이다. 후보자 토론에서 박용진 후보에게조차 대장동 개발 사건에 대한 견해를 묻는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러고서도 호남에서 표를 얻기를 원했다면 호남 사람들을 청맹과니로 생각한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그동안 승승장구, 출세 가도를 달려왔다.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하여 도쿄 특파원을 거쳐 1999년 국제부장으로 퇴임하고 200016대 총선에서 전남 함평영광 선거구에서 새천년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되었고 201219대 국회의원까지 4선의 영광을 안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2020년 초까지 45대 총리로 재직했다.

총리 재임 기간, 국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 의원들의 거친 공세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사이다 발언을 거듭하면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서 발군(拔群)의 지지를 얻어 유력 대선후보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높았던데다 맥을 못 추던 야당 의원들을 시원한 발언으로 물리치던 솜씨에 여론조사 지지도가 40%를 상회하는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지율이 그를 잡는 올가미가 될 줄이야.

그는 높은 인기를 발판으로 한 번에 대통령이라는 자리로 직행하겠다는 욕심(?)’을 내면서 일이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인기는 높지만, 당원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국회에 돌아가 민주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는 계획을 세워 진행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황교안을 물리치고 당선되는 데까지는 좋았으나. 당 대표 자리를 거머쥐어 대선후보로 확실하게 굳히겠다는 생각은 많은 무리를 불러왔다. 당 대표 선출과정에서 적지 않은 파란이 일었고 그를 바라보는 여론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하락에 동승하여 점점 나빠졌다. 차라리 총리로 코로나19를 국민과 함께 겪으며 극복하는 자세를 보였더라면 대선후보 경쟁에서 오늘처럼 아픈 결과를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은 그 행사 자체가 축제여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가 선출되면 일치단결하여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고 그의 당선을 위해 지난 감정 따위는 깨끗이 씻어내는 게 정상이다. 이재명 지사가 후보로 선출되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는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말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말하듯, 선거는 정당이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후보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음을 여실하게 드러내서 지지를 얻어내는 일이다. 당내 경쟁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정 후에는 승자를 축하하고 패자를 위로하는 멋진 마무리가 필요하다.

모든 경쟁과 게임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태도처럼 불손하고 오만한 행동은 없다. 이재명처럼 많이 물어뜯긴 정치인은 없을 것이다. 그에게 그런 흠이 있다면 진즉 도지사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이미 굳어지는 대세를 돌릴 방법은 없다. 더 추해지기 전에 페어플레이로 좋은 마무리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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