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을 지키는 시민으로 살자
기본을 지키는 시민으로 살자
  • 전주일보
  • 승인 2021.09.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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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들어서면서 제법 선선한 바람이 일고 해가 지면 언제 더웠냐는 듯 서늘하다. 이런 호시절을 맞아 일부 시민들이 공원에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술판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시민들은 벌써 20개월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에 쫓겨 집안에만 있다가 보니 바깥세상이 그립기도 했을 것이다. 더구나 백신도 접종하고 코로나 두려움도 어느 정도 면역이 되었던 참에 이웃들과 답답한 집을 벗어나 공원 벤치에 앉아 세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술도 한 잔 마셨다고, 그게 뭐 남에게 얼마나 피해가 되었냐고 항의할 수도 있겠다.

얼핏 들으면 별로 잘못된 행위를 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지금 시국이 얼마나 위중한 시기인지를 생각하면 그저 시원한 날씨에 답답한 마음을 풀 데가 없었노라는 대답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 중인 전주시에서 집안이나 식당이 아니고 밖에서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일은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일이다. 그 이들 가운데 우리 몇 명이 모여 공원에서 음식을 먹은 일 때문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그 일이 바로 방역지침을 위반하는 일이다.

나라와 주변이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 우리 몇이야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다. 오죽하면 국가에서 국민에게 상생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나누어 주겠는가. 라고 생각해보면 지금의 상황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아마 모여서 술을 마시며 나눈 대화들은 현재 진행 중인 대선 후보 경선 관련 이야기 이거나, 답답한 코로나 상황, 아니면 추석을 앞둔 시민들의 어려운 정황이었을 듯하다. 정치를 탓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면서 자신들은 마신 술병과 음식 쓰레기조차 치우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시민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정치를 탓하고 나라를 원망하는 건 이율배반이다. 자신은 아무것도 지키지 않으면서 남에게, 정치인들에게만 바르고 시원하게 처리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자격은 없다. 내가 할 기본이라도 지키면서 남을 탓하고 정치의 잘못을 탓하는 게 정상이다.

시민의 기본은 의무를 이행하고 최소한의 공중도덕이나 지금처럼 방역에 어려움이 있을 때 정부와 방역 실무진의 지휘에 잘 따르는 일이다. 이렇게 모두가 기본을 잘 지킨다면 오늘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하지도 않았을 터이다.

나라에서 어려운 형편을 돕겠다고 준 재난지원금을 받아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서 소주병을 기울이고 담배를 피워대며 쓰레기를 줍지도 않고 자리를 떠나는 몰상식을 범하지는 말자. 내가 할 기본을 지키면서 불평도 말하고 좋은 방향도 건의하고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서로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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