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한 제언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한 제언
  • 전주일보
  • 승인 2021.08.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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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 진 / 한국농어촌공사 고창지사장
김경진 / 한국농어촌공사 고창지사장

20세기 사회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는 개인의 탐욕보다 집단의 탐욕이 더 공포스럽다고 봤다. 개인과 달리 집단은 때에 따라 충동을 올바르게 인도하고 제어하는 이성이 훨씬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국에서 악마로 사는 것보다 지옥에서 천사로 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격언처럼, 부도덕의 늪에 빠진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은 일상의 개인적 관계에서 보여주는 것에 비해 훨씬 심한 이기주의를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리고 개인들의 이기적 충동은 개별적으로 나타날 때보다는 하나의 공통된 충동으로 결합되어 나타날 때 더욱 생생하게 표출된다. 국민적 공분을 산 일부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가 이토록 증폭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니부어는 이러한 집단의 탐욕을 견제하려면 사회가 이를 견제하는 강제력을 지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곳에 모인 권력은 쉽게 부패하므로 정치권력은 다양한 집단들 사이에 균등 분배되어야 하고, 사회는 정치적 집단들이 사용하는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니부어의 이러한 주장은 각종 언론에서 공직자들의 비리들이 꾸준히 보도되고 있는 현 상황에 있어 낮아져 가는 공직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일례로 현재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 중에 있는 ‘청렴국민패트롤’ 제도가 있다.

각 지역의 농업인·지역주민·유관기관·시공업체 등 공사의 서비스를 최일선에서 접하는 다양한 분야의 고객에게 청렴국민패트롤로 위촉하여 공사의 윤리책무 이행여부를 감시·견제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위촉된 위원들은 공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처리를 하는지, 부정한 행위로 사적이익을 얻지 않는지 등 업무전반의 반부패 활동을 감시함으로써 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문제점을 외부의 시각에서 짚어보는 시민경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서 공사는 각종 부패행위가 발생하는 위험요소들을 사전 파악하여 관행적이고 구조적으로 번질 수 있는 부패행위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모든 공직자들이 스스로의 양심과 청렴한 마음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직까지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공직자의 부패행위가 뿌리 뽑히지 못한 상황이다.

소수의 공직자들의 부패행위가 모이다보면 구조적·관행적 탐욕으로 커져가고 더욱 악화되면 집단의 탐욕으로 변해갈 것이다. 

집단적 탐욕이라는 악을 견제하기 위해서 강력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니부어의 제언을 되새기면서, 공직사회가 국민들에게 감시받고 권력의 균등 분배가 이루어져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청렴 문화가 정착되고 신뢰받을 수 있는 공직사회의 아름다운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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