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乾杯)’
‘건배(乾杯)’
  • 이옥수
  • 승인 2008.12.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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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배(乾杯)’
 동·서양을 막론하고 술자리에서 으레 따르는 것 중 하나가 ‘건배(乾杯)’다. ‘건강·행복 따위를 축복하며 서로 술잔을 높이 들어 마시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서로의 우정과 좋은 관계, 결속을 확인하는 하나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건배는 유목과 교역이 빈번해 항상 낯선 사람과 공존해야 하는 서양사회에서 술에 독이 없다는 신뢰 구축 차원 등에서 습속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제는 대작문화권인 동양사회에서 더욱 발달되고 진화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나라는 건배 자체가 미덕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일반화돼 있다.
 ▲그래서 일까. 우리 나라 술자리의 건배사는 어느 나라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유독 많다.
 ‘나라와 가정, 자신을 위하여’ 라는 뜻의 ‘나가자’에서 ‘세월이 빨리 가는 걸 막자’는 뜻이 ‘나이야 가라’,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하여’란 의미의 ‘진달래’, ‘개(계)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리플랙스하자’는 뜻의 ‘개나리’,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며 살자’라는 뜻의 ‘당신 멋져’ 등은 오래된 건배사다.
 새로 생겨나는 건배사도 부지기수지만, 요즘에는 라틴어나 아프리카 스와힐리어 등도 우리네 술자리 건배사로 등장할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걱정하지마, 다 잘 될 거야’란 의미로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에서 사용되면서 유명해진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주인공 커팅 선생이 학생들 앞에서 자주 사용하면서 유명해진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기자) 등이 그것이다.
 ▲요즘 한창인 우리 나라의 연말연시 모임은 그냥 먹고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설계하자는 뜻의 깊은 자리다. 그런 만큼 이런 모임이나 자리에선 자연스럽게 서로 돌아가며 건배사를 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이런 모임을 앞두고 분위기를 즐겁게 띄울 수 있는 건배사 한 두 마디 정도는 준비하는 것은 기본.
 중요한 것은 건배 사도 일종의 연설이다. 짧은 문장 속에서도 강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어서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배사는 상황과 자리에 걸 맞는 것. 이런 의미에서 올해에는 이미 시중에 유행하는 건배사 대신 모임 성격에 맞는 자기들만의 건배사를 만들어 분위기를 띄워보는 것은 어떨까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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