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
  • 김규원
  • 승인 2021.08.1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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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황의탁 도의원이 지난 2019년에 1년간 모은 의정비 5,0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지난 2년간 모은 의정활동비와 수당을 합한 12,000만 원을 무주군 장애인 복지서설에 기탁했다.

황 의원은 11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교통약자인 장애인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차량과 직업훈련용 컴퓨터 구입 등에 써달라라며 전북지체장애인협회 무주군 지회 등 6개 장애인 관련 단체에 12,000만 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황의원이 의정비를 기탁한 이유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당선되면 의정비 전액을 무주군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날 황의원은 도의원 출마 당시 공약을 실천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기부금이 장애인 및 사회복지 시설에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황의원의 이 같은 약속 이행 과정에서 기탁금 내력을 기관별로 나누어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 등 다소 정치적 쇼처럼 보이는 대목이 있었음은 옥의 티가 되었지만, 누구도 하지 못한 의정활동비 기부는 칭송받아 마땅하다. 아울러 자신의 약속을 성실히 지켜낸 일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어제 본지 발행인 칼럼에서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왔던 약속 불이행을 질타하는 내용과 나라 정치의 서글픈 단면이 소개되었다. 정치인 특히 고위 정치인의 약속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항이므로 섣부르게 약속하는 건 금물이다.

고사성어에 계포일낙(季布一諾)이라는 고사가 있다. 한 번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반드시 지키는 초나라 장수 계포는 한 고조 유방과의 싸움에서 유방을 몹시 괴롭혔다. 유방이 황제가 되어 황금 천냥을 상금으로 내걸고 그를 잡으려 했지만, 사람들은 그를 숨겨주고 외려 고조에게 그의 신의를 설명하고 벼슬에 천거하였다. 그 후 계포는 사면되어 후에 중랑장 벼슬에 올랐다.

약속을 지키는 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지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내거는 공약은 그에 대한 기대치를 올려 표를 얻는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정치는 사기(詐欺).

공약은 표를 주는 주권자와 선거에 나서서 공직을 얻는 선출직 공직자 사이에 맺는 계약이다. 그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건 사기이고 보이스피싱처럼 유권자를 듣기 좋은 말로 속여 표를 빼앗는 짓이다.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단체장이나 지방의회에 진출하려는 자들이 갖은 방법으로 마음을 얻으려 알랑거리는 때다. 이런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공약 이행 정도를 살피는 일이다. 현직에 있으면서 갖가지 나랏돈을 이용한 선심이 난무하지만, 무엇보다 약속을 잘 지켰는지 살필 일이다. 중요한 약속을 여러 구실로 이행하지 않은 자에게 마음을 도둑질 당하지 않도록 조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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