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마무리와 물러설 때를 아는 지도자
좋은 마무리와 물러설 때를 아는 지도자
  • 전주일보
  • 승인 2021.07.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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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도 3분기 초입을 넘어 중반을 향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들의 실적을 멋지게 포장하여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단체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하려면 착실하게 시민들에게 자신의 활동 상황을 알려서 표심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 정당의 후보로 선출되려면 지역 위원장의 낙점과 함께 선거구 주민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기에 생색나는 사업을 만들기 바쁘다. 아울러 공약 이행 정도 등 객관적 평가가 우수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고도의 수완을 발휘하는 단체장도 있다.

그뿐 아니라, 코로나19라는 재앙을 구실로 어려운 가운데 자체 재난지원금을 만들어 지원하고 애로사항을 듣는다는 구실로 선거구를 돌며 주민을 만나 사전선거운동이랄 수도 있는 활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일이 주민의 관심을 얻어 재선하는 일일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비단 단체장만 아니라 지방의회 의원들에게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현장 행정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을 돌며 주민을 만나고 의정 성과를 은근히 알리는 의원들의 전략은 현역 아닌 출마 입지자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런 현역들의 행동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여 내 실적을 선전하고 눈도장을 받아 두어야 선거 때에 많은 지지표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최근의 이런 행태를 보면서 이런 방법이 선거 때마다 활용되고 지역발전이나 주민을 위한 일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를 모으는 일에만 주력하는 행정력 낭비를 지적하는 것이다.

지금은 임기 끝에 얼마 남지 않은 시기이므로 벌여놓은 사업들을 차분히 마무리할 때다. 뭔가 벌여놓아 다음 4년 동안에도 내가 있어야 하는 매듭지을 수 있다는 인상을 심느라 애쓰는 건 무리이고 욕심이다.

자신이 지역 행정의 최적임자라도 되는 것처럼, 여태 없던 특별한 일을 만든 것처럼 선전하느라 정작 마무리해야 할 일을 엉거주춤 남겨놓으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지역에 돌아간다. 재선보다는 하던 일을 말끔하게 마무리하여 주민들에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단체장이 되고 의원이 되어야 한다.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시작을 할 수 있다. 어질러놓고 수습하지 못하는 단체장이나 의원에게 표를 주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대응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표를 얻어 당선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역을 살리는 길을 생각할 때다.

시작한 일을 차분하게 매듭짓고 자신의 능력을 거울에 비춰보듯 살펴보며 감당하지 못할 욕심을 내지 않아야 좋은 지도자이다. 이 시대를 잘 아는 젊은 사람이 얼마든지 있다. 깜박깜박하는 나이에 이르러서도 자리를 탐하는 허욕을 버려야 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조용히 마무리하고 물러서는 용기가 어려운 지역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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