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양보가 좋은 세상을 만든다
희생과 양보가 좋은 세상을 만든다
  • 신영배
  • 승인 2021.06.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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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
신영배 대표

최근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다 오마이뉴스 강인규 리포터가 쓴 미국서 한국으로의 험난한 여정, K방역 이정도 일 줄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강 기자는 미국 현지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한국인이다. 

내용은 봄 학기를 마치고 2년동안 들어오지 못한 한국에 지난 5월초에 들어와 자가격리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 기사였다. 우리는 실감하지 못하지만, K방역이 얼마나 치밀하고 유기적으로 이뤄지는지 상세하게 외국의 사례와 비교 분석했다.

강인규 리포트의 기사가 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K방역의 멋진 시스템이나 치밀한 체계가 아니다. 그는 기사에서 몇 차례나 방역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노고에 감동하고 그들의 희생이 오늘의 K방역을 이루고 있음을 짚어냈다.

아울러 정부가 그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점 또한 지나치지 않고 강조했다. 그는 더운 날씨에도 방역복을 입고 묵묵히 일하는 의료진과 그들 의료진과 함께 검사 업무를 돕는 이들과 보건소 공무원들이 밤 9시에도 전화를 걸어 자가격리 동안 지켜야 할 일들을 일러주는 공무원들의 수고를 소개했다.

미국 캐네디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에 올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의 자가격리 장소에 도착하는 동안 자신에게 한국의 방역관계자들이 연락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체험하며 관련자 모두가 흐트러짐 없이 유기적으로 몸 바쳐 일하는 고귀한 희생을 드러낸 기사가 가슴에 와 닿았다.

 

희생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이 나라에 오늘이 있기까지 숱한 이들의 거룩한 희생과 노력, 양보가 있었다. 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싸운 이들은 목숨 바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나라 발전을 위해 밤새워 일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어제의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다.

부모들은 자식 교육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했다. 그렇게 나라를 위하고 자식을 위해 일한 이들의 공통점은 대가를 바라지 않은, 나를 바쳐 나라를 지킬 수 있다면, 내가 뼈 빠지게 일해 자식이 잘 될 수만 있다면 내 몸 하나쯤 부서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거룩한 희생에는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없었다.

앞에 소개한 K방역의 주역들, 비록 환자를 돈뭉치로 보는 일부 의사들도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나라를 덮치자 대다수 의사들은 방역 일선에 뛰어들었다. 그들과 함께 일하는 간호사와 도우미들, 일사불란하게 대상자를 관리하고 연결하는 행정력을 펼치는 공무원들 모두가 국민건강을 지키는 데 자신을 희생하며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희생 속에 우리 전북에도 어느새 새로운 확진자가 한두 명 정도로 줄어 들어 비교적 안심하고 편안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고마운 일이다. 시민들은 또 어떤가. 너도나도 더위 속에서도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면서도 타인이 불편하지 않게 하고 서로의 약속을 지키며 산다. 이 또한 사회를 위한 희생이고 양보 아닌가.

이런 가운데에도 가끔 돌출행동을 하는 철딱서니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답답하다고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 마스크를 쓴답시고 코를 드러내고 다니는 사람, 아무 데서나 마스크를 젓히고 기침을 해대는 사람들은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장황하게 자기희생을 하는 이들과 이기적인 행동을 나열해 설명하는 배경에는 최근 지나치게 자기나 지역의 이익만을 밝히는 이들이 눈에 띄어서이다. 세상살이에서 저마다 내 것만 챙기고 내 이익만 챙긴다면 이웃도, 지역도 있을 수 없다. 그런 부류들은 절해고도(絶海孤島)에서나 살아야 할 것이다. 

 

새만금 합의와 김제시

 

지난 7일 전북도청에서 전라북도 송하진 지사와 군산시 강임준 시장, 김제시 박준배 시장, 부안군 권익현 군수가 모여 새만금 개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날 송하진 지사와 3개 시군을 대표하는 단체장들의 모습은 그동안 전라북도가 시군간 대립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여론을 잠재우기 충분했다. 더욱이 새만금 사업에 걸림돌인 행정구역 다툼에서 진일보(進一步)했다는 평가를 듣기에 족했다. 그 합의를 보고 본지 사설은 새만금 합의는 전북의 새 희망이라는 제목을 달아 환영했다.

그 사설의 끝에 이 합의를 두고 해당 시군의 단체에서 혹시 다시 분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인다면 전 도민의 분노를 살 것이다. 하찮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시시비비를 만들지 않기 바란다.”라고 합의에 따른 반발이나 뒷소리가 없기를 경고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 뒤 불과 7일 만에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말이 튀어나왔다. 합의 후 사진에서 환하게 웃으며 송하진 지사와 손을 엇갈려 잡고 있던 박준배 김제 시장이 새만금 개발에 대해 선 개발 후 나중에 행정구역을 논의하자고 합의한 바가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일을 두고 다수의 김제 시민들은 김제시가 지역 영역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탄했다. 특히 김제시의회 의원 간 스캔들로 김제시민으로서의 부끄러웠던 일까지 상기하며 집행부와 의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 같다.

언급했던 것처럼 지역이 발전하려면 지역을 구성하는 작은 단위가 서로 유기적이고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시군이 발전하려면 읍면 단위 행정구역간 관계가 원만해야 하고 도가 발전하려면 도내 시군단위가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행정 낭비가 없고 지역별 특성을 살려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본란을 통해 수없이 지적해왔듯이 경제력이 최하위권인 전북이 살아나려면 지역이 뭉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지역마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대립 관계를 이어가면서 발전을 생각할 수 없다.

우리가 적게 갖더라도 뒤처진 전북이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된다면 양보하고 희생하겠다는 각오가 없으면 전북은 오래지 않아 대전과 광주, 그리고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남도로 흩어지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 즉 작은 이익을 밝히다가 처참한 꼴을 당할 수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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