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노인학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전주일보
  • 승인 2021.06.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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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내에서 하루 한 번꼴로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된다는 기사가 나왔다. 학대는 가족으로부터 이루어지는 게 대부분이고 신체적, 정서적, 언어적, 성적, 경제적 학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나이 들어 신체 기능과 정신적 허약이 동반되어 구성원으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차츰 관심에서 멀어지는 가운데 일어나는 현상이다. 약하게는 방임상태에 두는 것에서 심하면 신체적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접수된 노인학대는 1,109건으로 학대 431, 일반사례 768건이었다고 한다. 2018301, 2019396, 2020412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도 이미 223건이 접수되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신고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고된 학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등 정서적 학대가 245(48.8%)으로 가장 많았고 몸을 밀치거나 때리고 꼬집는 등 신체적 학대가 194(38.6%),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홀로 지내게 하고 식음료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방임학대가 30(6%), 돈을 빼앗거나 주지 않아 경제활동을 막는 경제적 학대가 20(3.9%), 노인 스스로 의식주 제공 및 의료처치 등 최소한의 자기 보호 행위를 포기 또는 포기하게 하는 자기방임 13(2.5%), 성적 학대 1건 등이다.

집계된 노인학대는 86%가 배우자 아들, , 며느리 등에 의해 저질러지고, 수용시설이나 기관 등 타인에 의한 학대는 13.5%에 불과했다. 어려운 시대를 건너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키우느라 더 빨리 늙어버린 노인들이 늙어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해서 버림받고 학대받는 사회는 후진사회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늙어서 사냥하지 못하는 사자도 이빨이 있어 먹을 수 있는 동안은 무리 속에서 먹이를 나누어 먹다가 먹지 못하게 되면 스스로 떨어져 나가 죽는다. 하물며 인간사회에서 늙어 경제활동을 못 하거나 병들었다 해서 부모이거나 가족의 일원이었던 노인을 방치하고 학대를 하는 짓은 짐승만도 못한 일이다.

모든 것을 다 털어 가족을 부양하고 키운 대가가 학대로 이어지는 사회, 그렇게 자식들에게 다 내주고 가난한 노인으로 살아가는 이들, 이 나라를 오늘의 선진국으로 만든 노인들이 쓸모없다는 이유로 학대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노인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설 자리가 없고 식당이나 찻집에서도 구석 자리를 차지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노인을 위한 유엔 원칙과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권고안이있지만, 우리 노인에게는 아직도 와 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노인들은 스스로 정신을 가꾸고 몸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가 확실한 노인보호 제도를 구축해야 하고 아직 노인이 아닌 이들은 노인으로 살아갈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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