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송두리째 변할 때가 되었다
정치, 송두리째 변할 때가 되었다
  • 김규원
  • 승인 2021.06.13 15: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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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이준석, 36세의 제1야당 당 대표에 당선된 인물이다. 지난주 칼럼에서 한 번 다루었던 이름이지만, 이제는 신분이 다른 국민의힘 당 대표이기에 다시 오늘의 현상을 감정 없이 들여다보기로 한다.

지난 201126살에 박근혜의 눈에 들어 캠프에 들어가 정치에 입문했다. 노원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난 20204.15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후보와 겨루어 낙선했다.

선거에서 늘 패배하던 그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나경원, 주호영을 누르고 당선할 것이라고 처음에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0인 원외 젊은이가 치기(稚氣)로 덤비는 것이라는 정도로 쉽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상을 깨고 젊은 그가 당기(黨旗)를 휘두르며 승리를 자축하는 모습으로 드러났다. 그는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탄핵 문제로 표를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정면 돌파를 시도해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저를 영입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준석의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더 이상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했다.

박근혜 탄핵으로 유승민에 대한 반감이 높은 대구 경북 지역에서 유승민계라고 지목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대구 경북의 당원 표를 버리고 국민 여론을 환기하여 표를 얻는 방법을 선택했다. 선거에서 버릴 표와 얻을 표를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였다.

 

옹고집 보수 소굴에서 통할까?

 

11일 당 대표 선거 투표 결과를 보면 이준석 후보는 당원투표 37.4%를 얻어 40.9%를 얻은 나경원 후보에게 뒤졌다. 그러나 국민여론조사에서 58.8%를 얻어 28.3%를 얻는데 그친 나경원 후보를 누르고 총 43.8%의 압도적 득표로 당선했다. 그는 대표로 첫 출근날 서울시 공용 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다.

이준석 대표가 주목을 받은 것은 그동안 보수층 대표 논객으로 미디어에 등장하여 젊은 층의 관심을 받아오다가 지난 4.7 보선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이라는 직함을 받으면서이다. 그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젠더 논쟁을 통해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확고한 자리를 꿰찼다.

그의 활약으로 젊은이들의 지지를 끌어내 오세훈이 당선되는 데 큰 활약을 한 것이 인정되자 그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당 대표에 도전했다. 어쩌면 그는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당선을 노리기보다는 선전하여 개인적 인기를 확보하려는 시도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생각보다 강한 지지가 쏠리게 되자 확고하게 승리를 노려 마침내 성공했다. 장유유서를 기본 덕목으로 삼던 정치판에 일대 혁명이 이루어진 셈이다. 그가 유승민 계파로 분류되듯, 한국의 정치는 일본 정치를 배워와서 계파의 중심인 중진의 지배력이 강력하다.

36살의 대표가 자리에 앉으면서 꼴통보수라고 지목되던 국민의힘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뒤따르고 있다. 이미 그는 대표 비서실장에 초선의원을 지명하고 당 대변인을 공모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그 공모도 토론 배틀battle’을 통해 선택한다는 파격을 선택했다.

이런 분위기가 나오자 벌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도 하지 않고 방침을 정해 발표한 일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 당 중진이라는 인물들이 곱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는 소식이다. 당원투표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뒤진 내용처럼 당 내부에서 새 이 대표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아 보인다.

극렬한 보수집단에서 새로움과 젊음을 내세워 여론을 끌어모은 이 대표의 앞길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목전에 둔 당이 이 대표를 몰아붙이거나 반목하는 양상을 보여서는 일껏 끌어올린 불안한 지지층을 잃을 수 있으므로 부글거리면서 대선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경상도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세의 근본은 박정희에서 비롯한 것이다. 박정희가 나라를 훔쳐 그들이 모두 배부르게 잘살 수 있었으므로 그들에게는 중시조(中始祖)보다 더 은혜로운 인연이다. 그의 딸 박근혜를 향한 충정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아직도 여자들과 술판을 벌이다가 죽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한다.

 

민주당도 달라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생물이 진화하듯 세상도 끊임없이 진화하여 새로워지고 편리해지면서 가치가 이동하고 변한다. 가전제품에도 인공지능이 개입하여 하나의 명령으로 모든 제품이 스스로 알아서 일하는 시대다.

이런 세상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은 곳이 정치판이다. 그런데 가장 단단해 보이던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젊은 대표를 선출할 만큼 변했다. 쇠고집을 부리던 원로들은 뻥!하고 머리를 맞은 셈이고 젊은 층은 그 변화에 환호하는 모양새다.

지난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이제는 더는 숨어 버틸 칸막이가 사라졌다. 끼리끼리 킬킬거리며 형님, 동생 찾던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모든 것을 주인인 국민 앞에 드러내놓고 용서를 빌 것을 빌고 맞을 매는 맞아야 한다.

어물어물 감추고 눙치다가는 영원히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진보세력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이준석 신드롬을 뭐 그럴 수도 있겠지하는 일시적 현상으로 가볍게 보는지 모르지만, 이 현상은 가볍지 않다. 과거의 정치 시드롬과는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동안 민주당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어정쩡한 회색 몸짓으로 살아남은 건 야당이 끝없는 생떼 정치로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지난 보선에서도 그 여력이 남았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였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부동산 정책이나 코로나 정국의 불만 심리가 가세한 점도 있지만, 근본은 변화를 모르는 정권과 당의 생태계에 있었다. 코로나 방역이 국민의 인정을 받은 건 솔직한 발표와 적극적인 조치에 있었다.

코로나 대응처럼 모든 것을 그대로 밝히고 잘못은 잘못 대로 용서를 빌면서 묵은 껍데기를 벗어 불사르지 않으면 처참한 실패가 뒤따를 것이다. 신선해 보이는 젊은 당 대표가 노련한 김종인 승부사를 초빙해 대선과 지선을 치를 모양이다.

어쩌면 이제까지와 정반대의 두 선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짙다. 우왕좌왕하다가 세월만 허비하는 추태를 보이지 않으려면 변해야 한다. 늘 써먹는 수법이 아닌 참신하고 진정성 있는 개혁과 변화를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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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2021-06-14 13:20:47
이준석은 우원식 의원이 아니라 김성환 의원이랑 붙어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