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정치, 변화하는 정치를 소망한다.
젊은 정치, 변화하는 정치를 소망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21.06.0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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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 대한 여론 집중이 미풍에서 강풍을 넘어서 폭풍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솔직히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의 정당 일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젊은 이준석의 말과 행동이 자주 매스컴에 등장하면서 차츰 시선을 돌려 바라보았다.

과학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에서 컴퓨터와 경제학을 전공한 엘리트로 20대에 정치에 뜻을 두어 서울 노원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선했다. 2011년 새누리당 시절에 박근혜가 발탁하여 비상대책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방송에 자주 출연하여 말을 잘하는 인물로 여러 매스컴에 얼굴을 드러내 인지도를 높였다. 정치에서 몇 번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는지 말하는 선() 수가 전혀 없는 ‘0의 그가 후보 예비 선거에서 다선인 중진 나경원과 주호영의 득표를 합친 표보다 많은 지지를 얻어 본선에 나가면서 그의 언행이 다시 시선을 끌어들인다.

1985년생인 그가 주목받는 이유가 궁금해 살펴보고 느낀 생각은 그가 변하는 세상을 잘 읽고 때에 맞춰 효과적인 언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버드 출신 천재답게 재빠른 계산과 상황판단, 시의적절한 말을 전파력이 좋은 미디어를 통해 꾸준히 내보내면서 반응을 살핀다.

그의 말은 보수언론이 재가공하여 멋지게 포장까지 해서 퍼뜨리는 바람에 금세 세상에 알려지고 젊은이와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묵어 터진 우리 정치판에 염증을 느낀 많은 이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얻어내는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

 

식상한 정치판을 뚫고 나온 송곳

 

생각해보면 그는 이미 10년 전에 정치에 발을 딛은 기성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다. 신인도 아니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듭 낙선한 별 볼 일 없는 젊은이일 뿐이다. 그런 그가 주목을 받는 건 현재의 정치판이 늙고 나태하고 끼리끼리 뭉치는 계파정치, 아직도 일본에서 배운 보스정치의 맥을 끊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진이 아니면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는 서열과 힘의 정치판에 젊은이가 아픈 자리를 정확하게 짚으며 당 대표 선거에 등장해서 토론회를 쥐고 흔들자 관심이 증폭된 것이다. 서울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들어갔다가 중퇴하고 하버드를 졸업한 경력은 100억원을 주어도 팔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치는 인물이다.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가 촛불 민심을 저버리고 헛발질을 거듭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잃어가는 상황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나라의 장래를 걸어볼 수도 없는 애매한 정국이다. 국민은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걸 오래전에 알아 촛불을 들었고 변화와 평등의 사회를 구현하라고 막강한 힘을 부여해 주었다.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기를 일삼아 온 야당에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바꾸고 마음껏 펼쳐보라고 거대 여당을 만들어 주었건만, 야당의 정보력에 밀려 유능한 인물을 기용하지 못했다. 여태 없던 가족과 친척까지 탈탈 털어 망신을 주는 바람에 인재를 등용할 수 없었다. 견디다 못한 정부는 청문회 결과에 반하여 각료를 임용하여 독선이라는 이름표도 달았다.

이러한 정치판에 젊은 그가 등장하여 변화와 쇄신, 정치판이 젊어져야 한다고 나서자 박수가 쏟아졌다. 머리 좋은 그가 어디까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로선 묵은 시대를 찢고 나온 송곳으로 주목을 받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 정부와 여당을 작심 비판했던 민주당의 초선의원들 움직임도 변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뜻이 자연스럽게 불러낸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변화는 필연이 아닌가 싶다.

 

묵은 정치의 때를 벗겨내야

 

우리 정치는 일제 잔재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군인들이 나라를 강탈하여 37년간 승자독식의 논리가 지배하면서 국민성이 변했다. 힘 있는 자, 가진 자 밑에서 알랑거리는 일이 당연시되고 나보다 약한 자는 밟아 버리는 짓이 부끄럽지 않은 사회로 변했다.

정치도 늘 그들이 주도하여 유리한 선거법을 만들고 대물림되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국회의사당에서는 서로 죽일 듯이 눈을 부라리다가 밖에 나오면 형님 동생으로 호칭이 바뀌는 연극정치가 이어졌다. 국민은 혹시나하고 변화를 구해보지만, 정치는 다시 하던 짓을 되풀이하는 역시나로 흘렀다.

이런 판에 MZ세대인 이준석이 등장하여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현행법상 대통령 출마 가능 나이인 40세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만큼 그의 바람은 폭풍처럼 거세다. 더럽고 맥없는 정치에 지치고 분노한 민중을 선동하는 데까지는 성공한 듯 보인다.

우리 정치에도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누구의 계보를 타고 계보에 배분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고 단체장, 지방의원으로 등장하던 정치판의 흐름을 바꾸어야 나라가 싱싱해지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전북도 젊어져야 한다. 묵은 행정경력을 자랑으로 여기며 주민의 가려운 곳을 알아서 긁어주는 정도의 행정 수완으로 장수하는 단체장이 있고 국민의당 바람에 기죽어 나서지 않는 자리에 슬그머니 대타로 나섰다가 당선된 단체장도 있다.

소멸의 위기를 겪는 전북의 단체장은 그렁저렁 현상 유지나 하면서 노련한 경험으로 실속을 챙기는 요령꾼이 맡을 자리가 아니다.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휘하거나 그런 생각을 읽어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묵은 경륜 따위로 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 시대를 이해하고 이 난국을 풀어갈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난 시대의 요령을 이 시대의 해결책으로 쓰는 어리석은 지휘관들은 스스로 물러갈 때다. 진정 고향을 사랑하고 걱정한다면 다음 선거에 나서지 않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생각이 젊은 사람, 안주하기보다는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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