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일보
  • 승인 2021.05.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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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주/이리석암초 5학년
차은주/이리석암초 5학년

봄이 나에게 다가온다

봄이 나를 쫓아오는 줄 알았는데
내가 봄을 쫒아가는 것이었다
쫄래쫄래

내가 봄을 보는 줄 알았는데
봄이 나를 보는 것이었다
힐끔힐끔

봄이 나에게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봄에게 있는 것이었다

내가 봄을 알아가는 줄 알았는데
모두가 모두가 알아가고 있었다
몰래몰래

<감상평>
사계절(四季節)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봄이라고 대답합니다. 지금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5월입니다. 밖을 나가면 상쾌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 아래, 연초록 나뭇잎과 예쁜 꽃이 우리를 반깁니다. 자신도 모르게 “아, 예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은주 어린이가 ‘쫄래쫄래’ ‘힐끔힐끔’ ‘몰래몰래’로 리듬감을 살려서 재미있으면서도 유쾌한 동시를 완성했습니다. 밝고 화사한 봄의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봄이 나를 쫓아오는지 알았는데 내가 봄을 쫒아 가고, 내가 봄을 보는 줄 알았는데 봄이 나를 보고, 봄이 나에게 있는 줄 알았는데 내가 봄에게 있는 것’이라는 표현에서 은주 어린이의 뛰어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이 좋다. 봄을 사랑한다. 계속 봄과 함께 있고 싶다.’라는 마음을 수준 높은 동시로 완성했습니다. 봄과 혼연일체(渾然一體)된 은주 어린이의 동시 앞에서 어떤 문장도 무색해집니다. 은주 어린이 덕분에 봄이 가슴 안으로 좀 더 깊이 들어옵니다. 오전에 오던 비가 그쳤습니다. 미세먼지를 씻어낸 나뭇잎이 싱그럽게 빛을 뿜어냅니다. 봄을 붙잡으러 빨리 나가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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