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운영 이대로 좋은가?
전북문화관광재단 운영 이대로 좋은가?
  • 전주일보
  • 승인 2021.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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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운영실적 부진으로 질타를 받아 온 전북 문화관광재단이 ‘2021년 지역문화예술 육성지원 사업' 지원대상 선정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창작집발간, 문예지발간 등 문화예술창작지원, 문화예술기반구축지원, 청년예술창작지원 등 3개 분야의 문학, 미술, 공예, 사진, 서예, 음악, 무용, 연극, 전통, 다원 등 10개 장르에서 모두 954건이 접수된 가운데 426건을 선정, 157,900만 원을 지급하는 결과를 발표했다.

선정 결과가 발표되자 문화예술계가 온 통 시끄럽다. 탈락한 단체와 개인들은 제도권 주변을 맴도는 단체와 인물이거나 특수한 친분관계를 가진 단체나 개인 위주로 선정한다면 공모라는 이름을 붙이지 말고 특정 단체 회원 지원금이라고 아예 명칭을 바꾸어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건 없는 공개 모집이라면 누구나 대상이 되어야 마땅하다. 더구나 창작집발간 지원의 경우는 활동 실적과 그 글까지 첨부하게 하여 심사대상으로 삼을 듯이 복잡한 신청서를 작성하게 하여 나이 든 공모자들을 어렵게 했다.

응모자 가운데 80세의 원로 문인은 활동 내력과 글을 첨부하라는 내용이 없었으면 올해도 응모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정한 심사를 하려나보다 라고 믿고 남에게 부탁까지 해서 간신히 신청서를 냈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공정을 가장한 들러리 세우기였다.”라고 분개했다.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해 공모(公募)라는 이름으로 신청을 받는다면 그 선정도 공정하고 어디에 내놔도 떳떳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오래되고 숫자가 많은 단체는 매년 빠짐없이 지원이 되고 신생단체는 언감생심 매년 들러리로 구색 맞추기 서류를 내느라 진땀만 뺀다.

개인 창작집 발간지원도 문협의 인물들이 돌아가며 3~4년 주기로 지원을 받는 루틴이 이루어지는 형상이다. 처음 신청에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약속이 과연 지켜졌는지, 활동실적과 첨부된 글을 읽어보기라도 했는지 재단 측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작년에는 단체가입 활동을 하지 않는 유명 시인이 지원금 신청을 했다가 탈락하여 빈축을 산일도 있었다.

비단 이런 사업만 문제가 아니다. 재단이 진행하는 문화예술 지원사업이라는 게 실질적으로 어려운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보다는 입김 센 단체에 휘둘려 잘 돌아가는 단체에 더 많은 지원이 된다. 육성해야 할 군소 단체는 늘 지원대상에서 밀려나기 일쑤이다. 개인지원도 매달 몇 백 만원씩 퇴직연금을 받아 형편이 넉넉한 문인이나 예술가에게 지원이 몰리고 가난해서 책 한권 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은 늘 탈락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불공정 지원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문화관광재단의 역할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묻는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모든 것을 외부인의 이름으로 처리하여 책임을 회피한다면 재단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면 차라리 재단을 해체하고 전북도가 그때마다 외부 인사를 위촉하여 필요한 사업을 시행하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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