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한 걸음 더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한 걸음 더
  • 전주일보
  • 승인 2021.03.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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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트랜스젠더로 살고자했던 변희수 하사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차별금지법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성소수자, 일반적인 성 구분으로 이름 지을 수 없는 그들의 성에 대해 사회통념이 차별이라는 수단으로 내몰아 아파하게 하고 죽게 했다.

세상은 일반적이고 건강한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신체 일부가 자라지 않은 사람, 후천적 사유로 신체 기능을 잃어 장애를 갖게 된 사람, 성 정체성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다.

더구나 지난날의 산업사회처럼 획일화를 추구해서는 발전도 적응도 할 수 없는 이 첨단세상에서 보통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불리한 대우를 하는 일은 후진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태어나면서 겉으로 보이는 성적 모습과 다른 성 정체성을 느끼며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성을 좋아하지 않고 동성을 좋아하고 사랑하여 결혼까지 하는 사례가 외국에서는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고 변희수 하사는 201111월에 자신이 느끼는 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감행하고 여군으로 계속 근무하고자 했으나, 군은 그를 심신 장애3급으로 판정하여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하였다. 끝내 군은 그를 강제전역 처분하였다. 그에 맞서 변 하사는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어 육군의 강제전역처분은 인권침해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전역처분은 취소되지 않았고 좌절과 차별에 절망한 그는 끝내 최후 저항 수단인 죽음으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말았다.

아직도 조선시대의 가부장적 사고와 남성위주의 권위주의가 사회지도층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인권과 사회통념은 20세기 초반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부 종교계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면서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하여 한발 물러서는 한심한 정치수준이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문화, 다양한 인식이 어우러진 가운데서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전혀 생각지 못한 참신한 개혁이 나올 수 있다. 입으로만 개혁이니 혁신을 말하면서 지난 시절의 독재 패러다임을 그리워하는 사회풍조로는 발전은커녕 후퇴만 있을 뿐이다.

차별과 혐오가 없는 사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으로 어우러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차별금지법은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한다. 차별 없는 사회,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다시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이 허망한 종교적 논리에 막혀 통과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영원히 후진사회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독교 역사가 훨씬 오래된 프랑스도 차별금지법이 통과되고 국민소득이 크게 늘었다는 보고도 있다. 성서대로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했다면 성소수자도 하나님이 만든 이들이다 그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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