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 장혜영 성추행 직위해제
김종철 정의당 대표, 장혜영 성추행 직위해제
  • 고주영
  • 승인 2021.01.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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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긴급 대표단 회의…가해자에 무관용 원칙
15일 장 의원과 저녁 식사 후 '부적절한 신체접촉'
당원 게시판 '내로남불' '실망스럽다' 비판 줄이어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소속 장혜영 의원에 대한 성추행 사건으로 당대표직에서 직위해제됐다.

정의당은 이날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김 대표에 대한 직위해제와 당 징계위원회 제소를 결정했다. 정의당 당규는 대표단 회의 권한으로 징계 의결시까지 당직 정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 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며 "지난 1월 15일 발생한 정의당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저는 피해자의 요청을 받은 1월 18일부터 1주일간 이 사건을 비공개로 조사했다"며 "다른 누구도 아닌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심각성에 비춰 무겁고 엄중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배 부대표는 김 대표를 성추행 혐의로 형사상 고소할지 여부에 대해선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하지 않는다"며 "당 차원의 공동체적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대표는 사건 발생 후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김 대표가 사퇴 의사를 먼저 밝혔고, 대표단은 사안이 엄중하다고 생각해 사퇴와 무관하게 징계를 의결해 직위해제가 결정됐다"고 전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김 대표가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가진 저녁 식사자리에서 발생했다.

배 부대표는 "면담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면담 종료 후 나오는 길에서 김종철 대표가 장혜영 의원에게 성추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가해자인 김종철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것과 관련,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이 자리는 제가 청하여 만든 자리였다"며 "식사 자리에서는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개인 의원으로서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저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이어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에 정의당은 이번 사태로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형국이다. 특히 오는 4월 재·보궐선거가 박원순·오거돈 전임 단체장의 성비위로 촉발된 선거임을 지적하며 민주당의 무(無)공천 당헌 개정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던 것들이 무색하게 됐다.

여기에 이날 정의당 당원게시판에는 '내로남불' 등 김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또 '권력형 성범죄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온 정의당 내부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 굉장히 실망스럽다', '사퇴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등 비판의 글들이 올라왔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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