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언론개혁, 무엇이 문제인가?
  • 신영배
  • 승인 2020.12.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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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
신영배 대표

얼마 전, 이재명 경기지사가 모 중앙 일간지의 기사를 개탄하며 가장 시급한 일은 언론개혁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최근 특정 언론사들의 기사 왜곡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의 기사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을 만큼 궤변은 물론 억지 통계와 터무니없는 추측 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진정 기자 본인의 양심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인지, 데스크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근거라고 제시할 수 없는 해괴한 출처와 해석이 기사를 뒷받침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내용 또한 대부분 정부와 여당을 공격하는 형식이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사독재 정부에서라면 난리가 났을 허황한 내용도 버젓이 인쇄되고 인터넷을 통해 이리저리 퍼 날라 재생산된다. 개인의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사소한 가정사와 가족의 일까지 있는 대로 까발리고도 모자라 없는 사실도 그럴싸하게 각색해 기사로 만든다.

왜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이 현 정부를 마구 흔들고 깎아내리는 데 주력하는지 생각해보았다. 물론 현 정부가 모든 분야에서 잘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혼날 짓도 많고 아마추어처럼 대응하는 정부를 보면 우습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모든 것이 까발려지는 오늘의 상황이 바람직한 언론환경이라는 생각도 든다.

지난날 보수 정권들은 언론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휘어잡았다. 50-60대 이상의 독자라면 필자의 말에 수긍이 갈 것이다. 과거 청와대는 대형 언론사의 사주들을 가끔 청와대로 불러 비공식 접촉을 통해 모종의 거래를 하거나 때로는 협박을 가하여 큰 틀에서 정부 편을 들도록 했다.

또 적어도 한 해에 한 번은 전국 언론사 편집 및 보도국장 등 언론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베풀고 기념품과 금일봉을 하사하며 정부의 말을 잘 듣도록 순치(馴致)했다. 당연히 중앙의 언론사는 수시로 불러 다양한 방법으로 그들을 통제했다.

뿐만아니다. 국정원과 검찰 등의 정보를 활용해 언론사의 구린 곳을 정확하게 맥을 짚고 있었다. 이를 감지한 언론사는 그저 겉으로만 청와대와 정부의 각종 문제를 캐는 척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기 일쑤였다. 웬만한 일은 언론에서 문제 삼을 생각조차 못 했다. 지금처럼 말도 안 되는 기사를 만들어 정부를 공격했다면 아마 그 신문사가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다.

가짜뉴스, 조작 통계로 무장한 신문

인터넷과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한 뉴스와 정보가 넘치면서 종이신문은 구시대의 매체가 되었다. 종이신문의 기사도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검색해서 읽고 같은 문제를 다른 신문은 어떻게 다뤘는지 비교까지 할 수 있는 시대다. 솔직히 종이신문을 구독하는 일은 낭비라고 주장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종이신문은 갈수록 구독자가 줄어들고 있다. 광고도 유트브 등의 미디어 매체를 이용한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가격도 내렸다. 결국 종이신문은 갈수록 퇴조의 길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경품을 쏟아부으며 독자를 끌어모으던 짓도 효과가 없다그래서 그런지, 보수신문으로 분류된 대형 신문사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보수정당과 보수진영을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또한 사실과 정의를 생명으로 삼는 언론의 순기능을 저해하고 있는 가장 큰 요소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앞선 세상을 지향해야 할 신문이 가장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변조하거나 사실과 다른 기사로 특정인이나 단체, 정당, 정부와 청와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불나방처럼 먹이를 발견하면 불에 뛰어드는 격이다.

기가 막힌 통계분석도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율이 세계 최고라고 지적한 모 경제지 기자는 숫자가 적었던 1113일을 기준으로 설정하고 1220일의 확진자 수와 비교하여 10만명당 확진자가 80%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 그 기사는 사망자 수 통계에서 11131명이었는데 122023명이니 2300% 사망자가 증가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고 썼다. 소도 웃을 일이다.

언론개혁을 위한 제언

하루 3,000명의 확진자가 나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일본의 방역태세가 K-방역 보다 잘하고 있다고 야릇한 통계까지 만들어 독자를 홀리는 신문, 3단계 거리두기를 앞두고 사재기 인파가 몰린다고 선동하지만, 마트 주인은 손님이 줄어 걱정하는 현실이다이런 가짜뉴스가 언론을 믿지 못하는 매체로 만든다.

거짓말을 하는 신문을 보려는 독자가 없는 건 당연하다. 엄청난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신문들이 왜곡과 선동을 일삼고 사실보다는 어떤 목적을 위해 기사를 양산한다. 선동과 비난, 편 가르기, 흑백논리를 앞세워 국민을 흔들고 우롱하는 언론 시장을 개혁해야 한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 지방의원과 대학교수까지 동원하여 자치단체의 홍보비 집행기준을 정하려는 토론회를 열고 그 뻔한 결론을 1면 기사로 뽑아 올리고 사설까지 쓰는 신문이 언론 정화를 말할 자격이 있을까? 내가 배부르게 먹겠다고 후발주자들을 쓰러뜨리는 일이 언론 정화라는 말인지 생각해보자.

진실을 외면하는 일은 상시(常時)의 다반사이고 그저 끼리끼리 잘해 먹고 사는 게 언론이 바로 서는 것이라는 그들이 바로 언론 정화의 대상이다. 인력과 훌륭한 시스템 등 하드웨어는 일등 언론의 역할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데, 그들의 정신은 아직도 독재 시대에 머물러 있다.

중앙의 대형 신문이나 지방의 기득권 신문들의 근본 인식을 고쳐야 언론이 본디의 길을 갈 수 있다. 나만 잘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그들이 이 나라를 망치는 주범이다. 여론을 호도하고 없는 사실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건 언론이 아니다.

유력 언론이라는 명찰을 달고 그 힘으로 여론을 뒤흔들고 억지 주장을 펴는 그들을 정리해야 지역이 살고 나라가 산다. 그들이 말하면 진실이고 발행 부수가 적은 신문이 말하면 거짓인가? 이제 달라져야 한다.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하는 척박한 언론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발행 부수 많은 신문이 스스로 반성하고 바른 언론의 길을 가야 한다.

군소 언론을 힘으로 눌러 없애려 하지 말고 기사다운 기사, 성역 없는 기사로 수범을 보여야 한다. 사주나 대주주를 위한 기사를 쓰거나 앞잡이 노릇을 그만두어야 언론이 정화된다. 내로남불내가 쓰면 정론이고 작은 신문이 쓰면 사이비 언론이라는 해괴한 인식부터 버리고 진정 실력으로 평가를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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