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개선 없이 새만금 수변도시?
수질개선 없이 새만금 수변도시?
  • 전주일보
  • 승인 2020.12.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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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새만금 방조제 소라쉼터에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착공식이 열렸다. 정부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참석하고 송하진 지사와 관련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거창하게 착공식을 가졌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국제협력 용지 서편에 6.6(200만평) 규모로 거주인구 25,000명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새만금 개발공사는 약 13,000억원을 투입하여 2024년까지 용지매립을 끝내고 부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 계획을 진행하는 새만금 개발청과 새만금 개발공사는 내호와 외호가 어우러진 수변의 친환경적 요소를 최대한 활용하는 수변도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한다. 사업계획에는 3개의 호수와 그 호수를 연결하는 수로를 만들어 수()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한다는 그럴싸한 계획이다.

이런 아름다운 수변도시를 만들려면 가장 먼저 자신 있게 내놓아야할 일이 내호(內湖)의 수질문제다. 맑은 물이 찰랑거리는 호변을 따라 아름다운 스마트 도시가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현실은 어떤 방법으로 수질개선 노력을 해도 내호의 수질이 1~2급수로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여름에 새만금 배수문 근처에서 어부들이 그물을 칠 수 없을 만큼 썩은 펄이 수문 밖으로 흘러나와 외해까지 오염되고 있는 현장이 고발된 일이 있었다. 현재 내해는 외해와 완전히 다르게 녹조 라떼를 넘어 검게 썩어 들어가는데 전북도는 여전히 내해의 수질을 2023년까지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흐르는 모든 수량을 정화하여 내보내면 새만금에 맑은 물이 흐를 것이라는 구상을 하고 수질개선에 막대한 돈을 퍼부을 계획이지만, 그것만으로 기대하는 정도의 수질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오직 해수를 유통하여 바닷물이 드나들면서 바다생물들이 흘러내려오는 유기물들을 분해하고 그 프랑크톤을 먹는 생물들의 먹이사슬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내호의 수질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고여 있거나 조금씩 배출하는 정도의 물 흐름으로 담수호 수질을 만들 수 없다는 건 이미 시화호를 통해 충분히 경험한 일이다.

그런데도 쇠고집을 부려 집착에 가까이 담수호를 주장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도민은 궁금하다. 물론 해수를 유통하려면 매립지역의 높이를 더 올려야 하는 문제가 있겠지만, 물막이를 설치하는 방법 등을 찾으면 가능하리라고 본다. 악취 나는 담수호변에 스마트 수변도시를 세우는 구상은 일단 수질문제를 해결한 뒤에 그에 맞추어 계획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를 젖혀두고 막연하게 일을 추진하다가 수질문제로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기 바란다. 처음부터 제대로 단계를 밟아야 일에 흔들림이 없게 된다. 전북도와 새만금 관련기관의 재검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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