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시행, 멈칫거리지 말아야
3단계 시행, 멈칫거리지 말아야
  • 전주일보
  • 승인 2020.12.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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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순창군의 한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되었다. 요양 중인 노인환자 9명과 종사자 2, 종사자의 가족과 지인 3명이 19일 발표된 검사결과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병원에는 384명의 환자와 192명의 종사자가 있다.

확진자 이외에 환자와 종사자는 검사결과 음성으로 나타났지만, 앞으로 확진자는 더 늘 것으로 의료진은 내다보고 있다. 전북도는 이 병원의 환자가 나온 병동을 코흐트 격리조치 하고 인근 마을 주민 295명에 대해서도 검사를 이어가고 있디.

지난 14일 김제 요양병원에서 집단 확진자가 나온 이후 도내 전역의 요양원 228곳과 요양병원 80곳에 대해 일제 검사를 진행하던 중 순창 요양병원에서 다시 집단 확진자가 발견된 것이다.

현재 이 순창 요양병원 확진자들의 감염경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감염이 나올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북도는 연말연시 사적인 소모임을 중단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이 어려운 사태를 막을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0일 오전 10시 발표 확진자는 1,097명으로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어섰다. 도내에서도 순창 요양병원을 포함 2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북 681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순창 요양병원 관련 추가검사 결과가 나오면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 이재갑 카산드라의 경고

19일 치 경향신문에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재갑(46·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을 김민아 선임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이 실렸다. 기사의 내용 일부를 요약해 정리했다.

이재갑 교수는 이미 지금의 겨울철 대유행을 예고하면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해왔던 인물이다. 그는 전공의 시절에 사스를 경험했고 조교수로 발령받아 신종플루를 겪었다. 2015년에는 아프리카에 파견되어 에볼라와 싸웠고 귀국해서는 메르스를 만나 치료했던 바이러스 전문가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들어오던 시점부터 지금껏 집에도 몇 번 들어가지 못하고 바이러스와 싸우는 최전방 전사다.

그는 이미 지난여름에 겨울철 대유행을 예고하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의 늘어진 방역대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그런 그를 코로나 관련 온라인 공간에서는 카산드라’(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공주로 트로이 목마가 트로이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목마를 들여온 트로이는 멸망했다.)라고 부른다.

그의 예언대로 코로나19는 현재 하루 1,000명대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대로 두면 금세 2,000~3,000명을 넘는 팬데믹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11월 하순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가 12월에 들어서서 2.5단계로 높였다. 그러나 이미 한발 늦어 감염은 확산한 뒤였다. 그의 이런 예측은 해외 전문가들도 수없이 내놓았지만, 설마 하는 마음들이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져 감염은 확산하고 사망자도 674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1, 2차 유행에서 잘 넘어갔던 경험이 외려 지금의 3차 대유행을 불러온 것이라는 그의 지적이다. 지금도 이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지 않은 정부와 방역 당국을 그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현재의 1,000명대를 정점으로 만들지 않으면 의료붕괴를 가져와 치료를 받지 못해 죽어가는 사례가 크게 늘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서울의 고령 확진자가 병상을 기다리다 죽은 사례가 여럿 있고 지금도 병상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수도권의 확진자가 180시 기준 496명에 이른다고 한다. 최근에 사망자가 급증하는 원인이 바로 병상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다.

봉쇄상황에 이르지 않으려면 모두가 불편 감수해야

어제 한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자녀들과 여행을 가기로 해서 다음 주에 돌아온다고 했다. 깜짝 놀라서 이 살얼음판에 무슨 여행이냐?”고 물었더니, 자녀들이 이 답답하고 지루한 시기를 견딘 피로를 풀자는 계획을 세워서 함께 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운이 나빠 바이러스에 걸리면 죽을 수도 있지만, 살 만큼 살았으니 괜찮다.”라고 대답했다.

참으로 황당하고 답답해서 제발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는데, 대답은 역시 설마 나쁜 일이야 있겠느냐? 잘 다녀오겠다.”로 끝났다. 성격이 차분하고 대학에서 강단에 서기도 했던 차분한 노친네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라니 코로나블루가 얼마나 국민의 마음을 황폐하게 했는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이 경우처럼 아직 많은 사람이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거나 거의 자포자기에 이를 만큼 지쳐있어서 그저 설마하는 마음으로 조심하지 않으니 자꾸만 확진자가 느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분명히 3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할 때인데도 서민경제 붕괴를 우려하는 정부가 머뭇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3단계로 올려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한다고 경고한다.

정부는 3단계 거리두기 시행을 자꾸만 미루고 있지만, 이러다가 3단계를 넘어 완전 봉쇄 단계로 가야 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제에 발목 잡혀 3단계 시행을 머뭇거리다가 완전 봉쇄가 불가피해지는 참담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거리를 지키고 의료인과 일부 필수요원만 통행이 가능한 사태가 봉쇄(녹 다운)’ 단계다. 직장도 생계 수단도 다 중지하고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사태를 불러오기 전에 3단계로 격상하여 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코앞의 경제문제는 그때에 이르면 작은 문제가 된다.

3단계를 시행하고 내년 예산의 재난지원금은 사업예산을 깎아서라도 확대하여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 모두 힘들지만, 방구석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생활하면서 봄을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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