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변함없이 연중무휴
오늘도 변함없이 연중무휴
  • 전주일보
  • 승인 2020.12.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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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살아가는 데 여유가 생기면서 휴식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보자면 취업을 준비할 때 단순히 봉급뿐만 아니라 사내 복지와 워라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정부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주 5일제 근무를 실시했고, 최근에는 단계별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함으로써 제도적으로 휴식에 대한 여론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경향과 반대되는 개념이 있다면 바로 年中無休(연중무휴)이다. 연중무휴의 경우 다양한 이유(개인적·사회적)가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공공의 서비스(공익성)를 위해 연중무휴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소방이 바로 그렇다. 현재 소방은 3개의 팀이 교대하며 근무하는 3교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근무형태는 다를 수 있지만,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익산소방서는 주간-야간-비번 형태의 3교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3교대 시스템은 연중무휴이기 때문에 주말·공휴일·명절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이어진다. 특별한 날의 경우, 축소 운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었지만, 소방서는 1년 365일 모두 예외 없이 3교대로 근무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었다. 오히려 소방에서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예고된 경우에는 추가로 비상근무를 하고, 큰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는 근무가 없는 비번 근무자까지 동원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의무소방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소방 근무의 가장 큰 특징은 언제나 예고가 없다는 점이다. 소방서에서 출동 지령을 셀 수 없이 들었지만, 출동은 언제나 갑자기 발생하기 마련이다.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화재·구조·구급 모두 예고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방에서는 항상 최대한 빠른 시간 내로 출동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유지하며 연중무휴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소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감사를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은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에 따른 결과이고,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에 있는 소방 동영상 댓글을 보더라도 소방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기 때문에 무뎌지기 쉽기 마련이다. 소방이 언제나 우리 곁에서 연중무휴의 자세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분명 우리는 과거에 비해 안전하게 향상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소방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수방 김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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