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속에 벌어지는 해괴한 일들
팬데믹 속에 벌어지는 해괴한 일들
  • 전주일보
  • 승인 2020.12.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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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 편집고문
김 규 원/ 편집고문

가장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닥쳤다. 하루 확진자 1,030, 감염경로를 추적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끊임없이 재난 안전 메시지가 흐르고 있건만, 신규 감염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감염 추세는 정부의 노력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태임을 말해 준다.

그렇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조해도 기회만 닿으면 마스크를 벗는다. 마스크를 써도 제대로 공기를 차단하지 않고 그저 코와 입을 가리는 정도로 느슨하게 걸친다. 코 부분에 밀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속을 코에 맞추어 꺾지 않고 반듯하게 둔 채 마스크를 쓴다.

아직도 턱에 걸치고 신나게 떠드는 사람이 보이고 방송에 노출되는 사람들도 헐렁하게 걸치거나 카메라가 돌아가면 마스크를 내리는 경우도 흔히 본다. 이런 태도로는 팬데믹에서 헤어날 수 없다. 마스크는 자신과 가족, 이웃을 위해 쓰는 방역물품이다. 나 혼자의 일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다.

이런 팬데믹 속에서도 가짜 뉴스가 관심을 집중시키고 그런 뉴스를 만들어내는 곳에 시선이 몰리는 이상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뻔한 거짓말에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그들이 건재하는 동안 이 세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세상은 끼리끼리 또는 제멋대로 어울려 돌아가게 되어있는 것인 듯하다.

 

6.5m도 안전거리가 아니다.

 

전북대 교수가 전주의 한 식당에서 6.5m 거리에 있던 확진자로부터 5분 만에 감염된 사례를 발표한 논문이 미국에서 관심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식당의 자리 배치 상황을 그린 그림까지 소개한 기사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2m 거리두기조차 안전하지 않다며 마스크를 쓰는 것이 최선의 방역임을 소개했다고 한다.

가장 많은 감염 장소가 식당이고 종교시설, 모임 공간, 사무실 등인 것으로 질본은 소개하고 있다. 식당에서 식사하는 동안은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데, 그 벗은 순간에 비말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바이러스가 번식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에 네자릿수를 돌파하면서 교회 내 집단감염이 다시 큰 문제로 드러났다. 한꺼번에 60여명이 감염된 서울의 모 교회 등 전주에서도 송천동의 한 교회에서 끊임없이 환자가 나오고 있다. 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교회에 가는 이들의 마음에는 하나님이 보호해줄 것이라는 허망한 믿음이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연이어 확진자가 나오는 걸 보면 그 하나님이 별로 신통한 존재가 아닌 듯하다.

이럴 때는 그저 가만히 집에서 좋은 책이나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현명한 행동이 아닐까 싶다. 책이 싫으면 tv에 마음을 주어도 좋지 않겠는가. 허황한 논리에 속아 시간과 돈을 들여 코로나바이러스를 얻으러 가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누가 뭐래도 하나님이 코로나바이러스를 막아주지 못한다는 건 분명하지 않은가.

마스크를 써도 얇고 헐렁한 건 안심할 수 없다. 최소 KF94 이상, 숨을 쉬면 마스크 옆으로 공기가 드나들지 않도록 쓰는 것이 정답이라고 한다. 답답한 것을 피하려다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불러들여 모진 고생을 하거나 목숨을 잃는다. 숨을 쉬어봐서 공기가 마스크 앞면 필터를 통해 드나들어야 마스크를 제대로 쓴 것이다.

백신 접종이 일부 외국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우리는 3월이 지나야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데 그때까지는 마스크를 잘 쓰는 이외에 방법이 없다. 현재 사망률이 1.3% 남짓이니 걸려도 별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다. 통증과 후유증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지 않던가.

 

가짜 뉴스와 돈벌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단 재미를 보는 사람이 화제에 올랐다. 2018년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를 만들어 유튜브 방송을 해오던 강용석 변호사가 이만희 신천지 교주와 문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이라는 사진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 사진은 이만희와 어떤 남자와 악수하는 사진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등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3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강 변호사에게 출석요구를 했으나 불응하자 지난 8일 집에 찾아가 체포하여 8시간 동안 조사를 한 뒤에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가세연이 방송하자 슈퍼챗이 8일에 840만원, 9일에 1,528만원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슈퍼챗(super chat)은 유튜브 방송에 댓글을 올리면서 댓글이 오래 보이도록 보내는 돈인데, 1,000원에서 50만 원까지 금액을 보낼 수 있고 많은 금액을 낼수록 댓글의 색깔이 빨강색이 되어 최대 5시간까지 유지된다. 빨간 댓글에는 보낸 금액과 유저의 얼굴도 노출된다. 이렇게 들어온 돈은 구글이 30%를 차지하고 70%는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간다. 강 변호사는 연구소 설립이후 10억원 정도의 슈퍼챗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열심히 세상을 사는 보통사람들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돈벌이다.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벌이 수단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거액의 수입이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 자극적인 것을 찾고 자신의 취향이나 지향하는 가치에 거금을 마구 뿌리는 졸부들이 있다. 세상은 정말 요지경 속이다.

지난 주일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민의 마음을 마구 흔들었다. 팬데믹의 두려움이 사람들을 얼어붙게 했고 명장 영화감독 김기덕이 푸에르토리코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허망하게 세상을 떴다는 소식도 들렸다. 거장이라는 명성이 Me too 한 방에 무너져 국내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해외를 떠돌다가 재앙을 당했다.

우리 전북도 13일 오전에 506번째 확진자가 나와 지난 1124일 이후 20일 동안에 268명의 새 감염자가 나왔다. 지난 1년 간 발생한 수보다 많은 확진자가 20일 만에 쏟아졌다는 건 우리가 이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걸 반증한다. 마스크 제대로 쓰고 이 위기를 넘어가야 한다. 조금 불편해도 참고 견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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