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동학혁명 기념사업, 어쩔 것인가?
중구난방 동학혁명 기념사업, 어쩔 것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20.12.0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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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이 동학농민혁명 부안백산 성지조성 및 세계시민혁명의 전당 건립사업 등을 위한 동학농민혁명 백산성지 역사 문화자원화사업을 위한 내년도 국가예산 2억 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총 사업비 2714,000만 원 가운데 1/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예산이지만, 기본 계획과 사업의 틀을 확고하게 국비로 마련하여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에 의미를 두는 듯하다.

부안군의 백산성지 자원화 사업은 마땅히 추진되어야 하고 늦게야 추진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정도이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고창군에서 무장기포를 중심으로 정식으로 농민혁명이 시작된 곳이 고창군이라며 사업을 진행 중이고 정읍은 정읍대로 고부에서 혁명이 시작된 발상지로 상당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3개 시군이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두고 나름의 평가와 가치를 주장하면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일관성이 없고 저마다 다른 해석과 갈라진 사업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동학농민혁명을 역사적 사실로 풀어내서 각 지역과 관련한 중점 포인트를 만들고 이어 주어야할 주체는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전라북도이다.

그러나 기념사업회의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인물이 상징적으로 앉아있어 사업에 관심조차 없고 전라북도는 시군끼리 다투건 사업을 따내든 강 건너 불구경만 한다.

전북인이라면 누구나 대충 개요를 알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은 정읍 · 고창 · 부안 · 김제 · 전주 · 완주군이 연결되어있고 충청남도 공주까지 연결된다. 집강소가 전라남도까지 설치되는 등 호남과 일부 경상도 지역까지 번져갔던 거대한 민중혁명이었다.

우리 전북의 자랑이고 자긍심이어야 할 혁명인데 기념사업회는 유명무실, 그 역할이 거의 없다. 아직도 도내 지도층이라는 인물 가운데는 동학농민혁명을 일제의 역사교육대로 동학난이라고 인식하면서 마지못해 고개만 꺼덕거리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제대로 일할 사람으로 선임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이제라도 전라북도는 심기일전하여 전북의 자랑인 동학농민혁명을 바로 세우기 위해 기념사업회가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예산을 마련하고 적임자를 찾아 앉혀야 한다. 각 시군이 따로 사업을 추진해서는 혼란만 불러와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시군의 사업담당자를 한자리에 모아 사업을 조정하고 학술대회도 열어서 지역별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

세계에 자랑할 위대한 시민혁명을 쪼가리 사업으로 해체하여 사장할 수는 없다. 이런 일에는 전북도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추스른다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도의회가 유력언론사를 위해 시군 홍보비집행기준을 신문제작부수를 기준 해야 한다는 토론회 따위를 주선할 게 아니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을 규정하고 시군별 사업을 조정하고 추진하는 학술대회를 주선한다면 후대에 길이 남을 위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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