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을 정리하는 12월에
2020을 정리하는 12월에
  • 신영배
  • 승인 2020.12.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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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이사
신영배 대표이사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스산한 바람과 함께 올해도 저물었음을 알린다. 수능시험이 코앞이고 정치판은 윤·추 갈등으로 연일 소란스럽다. 법원의 직무정지 취소 결정에 검찰개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 됐다. 정교한 솜씨와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일에 패기만으로 돌파하려던 추다르크의 처신이 어려워 보인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동향을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삑삑거리며 신경을 자극한다. 조용하던 전북에서 n차 감염이 잇따라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밀폐공간에서 비비적거리는 환경에서 감염이 줄어들 희망은 없다. 벌써 전북 377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저런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연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 다급한 일은 코로나 확산과 내년 전북 예산이 얼마나 살아남을지라는 문제다. 여야가 지난 1일 총 558조원 규모의 예산을 승인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3차 재난지원금 3조원과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를 위한 예산 9,000억 원이 반영된 예산 규모다.

문제는 3차 재난지원금과 코로나 백신 확보예산과 함께 서민 주거안정,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 보육·돌봄 확충, 취약계층 지원 등에 필요한 75000억 원을 증액 편성하는 재원을 마련하는 데서 발생했다. 22000억 원은 국채를 발행해서 충당하고 나머지 53000억 원은 정부 예산안에서 우선순위를 따져 후순위 사업예산을 삭감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 예산안에서 53,000억원을 삭감·조정하는 시트 작업이 2일 오전에 진행돼 예산결산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거치면서 전북 예산이 얼마나 살아남았는지는 3일 오전이 되어야 큰 덩어리 예산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북 예산 증액을 노리던 도내 정치권 인사들은 전북의 현안 사업이 후순위로 밀리고 있는 상황을 염려하며 나름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상당 부분 삭감이 불가피해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막을 수 없나?

 

2일 오전 10시 확진자 수는 511명이다. 국내 493, 해외유입 18명이다. 누적 확진자 35,163, 완치 28,065명으로 현재 환자 7,098명이다. 하루 400명 대로 내려가는가 했는데 다시 500명을 넘어섰다. 수그러들지 않는 확진자 수 그래프를 보며 갈수록 내려가는 기온에 반비례해 확진자는 계속 늘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가장 좋은 백신은 마스크를 쓰고 철저히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개개인이 철저하게 조심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갈 곳이 없어 소멸한다. 내년 예산에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는 예산을 세워 국가가 대비하고 있지만, 실제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할 시점은 빨라도 내년 3~4월쯤으로 전망한다.

국내 제약회사에서 효과가 탁월한 치료제를 개발해 현재 최종 임상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치료제와 백신이 등장하면 코로나-19도 독감 수준 질병으로 내려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몇 달 동안이 문제다. 저마다 조금 불편해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손을 깨끗이 씻는다면 이 위기를 무난히 넘어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다. 마스크를 쓰고 조심하는 걸 겁쟁이의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살아오면서 온갖 환난을 다 견뎠는데 얼마나 더 살겠다고 답답하게 마스크를 쓰냐라며 만용(蠻勇)을 보이는 사람들이다. 자신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에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개인방역을 철저히 하면 경제도 회복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오늘의 사태는 우리 스스로 조심하지 않아서 받는 벌인 셈이다.

 

전북, 무엇이 달라졌나?

 

시간은 모든 것을 달라지게 한다. 그 달라지는 변화는 당연히 발전적이어야 하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우리 전북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아무리 뒤적거려 보아도 이것이라고 할만한 게 없다모든 것을 코로나가 먹어버린 듯하다. 그나마 위안 삼던 코로나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도 11월 들어 사라졌다.

지역신문 지면은 매일같이 늘 거창한 일을 한 것처럼 잡다한 기사들을 쏟아내도 도민들은 더욱 어려운 나날을 보낼 뿐이다. 언제나 최우선 사업으로 내세우는 새만금도 가까스로 동서 도로가 개통되었고 SK가 투자하겠다고 했다지만, 지난날 삼성처럼 전북도의 요청에 못 이겨 법적 구속력 없는 협약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내년 새만금 예산이 늘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정부예산 53000억 원 삭감에 무사히 견딜지 걱정이다. 정권마다 우려먹고 고아 먹은 새만금이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새만금에 투자한다는 공수표만 나돌고 내수면은 썩어 녹차라떼로 변했다. 그런데도 오는 2023년까지 담수호를 시험해보려는 전북도의 속내는 도대체 알 수 없다.

이제라도 헛된 고집을 버리고 해수유통을 통해 내수면을 살려야 새만금이 조금이나마 달라질 수 있다. 되지 않을 꿈만 꾸는 도정에 도민들은 신물이 났다. 아직도 전주시와 완주군, 김제시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고 도내 각 시군을 아우르는 사업이나 행사는 단 한 건도 추진되지 않았다.

전북이 달라지려면 도토리 키재기식의 시.군간 경쟁을 막고 전라북도 전체를 아우르는 계획을 마련해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전북도가 각 시군과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발전을 길을 열어야 한다. 시장 군수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도지사가 전북 발전을 이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지금은 사대부가 다스리는 시대가 아니고 상머슴이 머슴들과 합력하여 주인을 잘 받들어 모셔야 하는 시대다. 머슴 노릇이 싫으면 선출직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전북은 어느 지역보다 열심히 일하는 머슴이 필요한 곳이다. 선거 바람이 솔솔 일어나는 시기다.

다음 선거에서는 진짜 머슴을 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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