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전북, 누가 깨우나?
잠든 전북, 누가 깨우나?
  • 신영배
  • 승인 2020.11.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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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대표
신영배 대표

지난 16일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은 김윤덕(전주 갑) 국회의원이 항간에 나도는 도지사 출마설을 시인하는 의미의 설명을 내놨다.

그는 정치 입문할 때부터 도지사에 대한 꿈을 꾸어왔고 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지역 행정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도지사로서 지역을 위한 파이팅 넘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현재 전북도지사 선거와 관련,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로는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해 지난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을 우선적으로 거명할 수 있겠다. 여기에 유성엽 전 국회의원도 간간히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전북지사 선거는 현 송하진 지사가 지난 선거를 끝으로 더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서 그런지, 일찍부터 새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당초 출마하지 않겠다던 송 지사가 3선 도전을 만지작거린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거기에 지난 총선에서 실패한 지역 중진 인사들 가운데도 민심 동향에 따라 후보군에 진입할 인물들이 있어 앞으로 향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공통 의견이다.

끼리끼리 돌아가며 차지하는 자리

지난 17일 도지사를 꿈꾼다는 김윤덕 의원이 전주 효자동의 CJ대한통운택배 전주 서브터미널을 방문해 물류작업장을 돌아보고 택배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이미 출마를 위한 사전 행보를 시작한 듯 보인다. 하지만 김 의원이 전북을 위해 일할 기회를 찾는다면 지금은 국회 예산소위 근처에서 맴돌며 삭감예산이 있는지 등을 챙기고, 전북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 일에 충실해야 옳다는 생각이 든다. 전북을 위해 헌신할 각오, 지역의 일꾼으로 땀 흘릴 열정이 없다면 전북 상머슴의 꿈을 꾸지 말아야 한다.

특히 당신도 했으니 이제 내게 차례가 왔다고 생각하는, 몇몇 선거꾼들이 돌아가며 도지사와 시장ㆍ군수직을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지역의 특정정당과 정치세력들이 돌아가며 도정을 맡는 바람에 전북을 이런 꼴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지사든 시장, 군수 등의 선출직 공무원은 오로지 시민을 위해 땀 흘리는 머슴이어야 한다. 선거 때만 머슴이 되겠다고 큰절을 올리고, 당선되면 어른으로 군림하려 드는 단체장을 더 이상 선출해서는 안 된다

언론 또한 자유스러울수 없다. 그동안 지역언론은 특정정당 및 일부 정치인들의 행보에 대해 침소봉대(針小棒大)하며 편을 가르고 여론을 호도했다. 아니 아예 정치권에 줄서기를 했다. 그들은 검증은커녕, 오히려 당사자보다 더욱 거창하게 포장해서 보도하기 일쑤다. 최근의 보도형태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구역질이 날 정도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언급했듯이 형님 먼저, 아우 먼저식으로 전북 정치권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전북은 이미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에 철저하게 차별당해 기회를 박탈당했다. 뼈 빠지게 농사를 지어도 본전이 되지 않는 적자 영농을 답습하며 50~60년을 살아야 했다. 그런 시대적 아픔으로 쌓인 불만은 언제나 특정정당에 표를 몰아주었다. 그러다 보니 입만 잘 놀리면 유력 정치인이 될 수 있었고 그에 편승하여 토호(土豪) 정치세력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선거 때면 다 뜯어고칠 것처럼 말만 거창하게 내놓고 당선되면 윗사람 눈치 보아가며 저 먹을 것 챙기느라, 아니 다음 선거만을 위해 일을 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나서야 할 때다. 그동안 특정정당과 후보 이름값에 던져준 우리의 표는 모두 헛것이었다. 이 변화난측한 시대에 묵어 터진 허망한 정치꾼들은 털어내야 한다.

사람을 판단하는 시민의식 높아져야

우리는 여태 특정정당 소속의 후보들을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으로 뽑았다. 그중 시민의 진정한 머슴으로 일하려는 자도 간혹 있었지만, 그들마저도 자리에 앉는 순간 본분을 벗어던지고 어른 노릇에 열중했다. 일하는 자가 없는 농토에 작물이 자랄 수 없음은 당연하다. 경력이나 학벌, 이름값에 홀려 표를 주거나, 사기꾼 뺨치는 언변에 속아 표를 몰아주기도 했다. 단순히 특정정당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표를 몰아준 것이 무려 30년 세월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치른 선거는 모두 실패한 것이라고 단정해도 좋을 만큼 그동안 우리는 깜깜이 투표를 했다. 특정 정당 이름만 보고 몰표를 주었다. 어쩌다 지지난 총선에서 새 바람이 불어 국민의당에 몰표를 주었던 일도 결국에는 실패를 했다. 국민의당 또한 특정정당 아니던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정당이나 거창한 경력이나 학벌 따위로 포장하고 꾸민 인물보다는 소처럼 주인을 위해 말없이 일할 진짜 머슴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주인들의 말을 알아듣고 가려운 곳을 제대로 찾아 긁을 수 있는 머슴을 골라야 이 어려운 시대를 건널 수 있다. 요즘 행정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앞장서 이끄는 자가 전체를 알 수 없다. 더구나 첨단 IT업무가 모든 분야에 들어와 뒤섞이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지휘는 불가능하다. 소속 공무원을 적재적소에 사심 없이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단체장이 일에 성과를 낸다.

제가 잘난 줄 알고 쇠고집을 세우는 단체장은 이 시대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쉬운 예로 전라북도는 새만금 담수호를 아직도 주장한다. 나름 이유가 있겠지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해야 한다. 결정이 잘못되었으면 얼른 인정하고 방향을 돌리는 머슴이 진정으로 현명하다. 정책은 상황에 따라 바뀔수 있다. 단체장이 옳다고 판단한 정책 모두가 옳은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선거를 잘 해야 한다. 선거란 일 잘하는 머슴을 찾는 일이다. 주인의 생각이 달라져야 일 잘하는 머슴을 제대로 찾아낼 수 있다. 필자는 앞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전북지역 내 머슴들의 실상을 살펴보며 우리 주인들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주인이 똑똑해져야 잠든 전북을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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