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민주당, 정신 차려라
남도 민주당, 정신 차려라
  • 전주일보
  • 승인 2020.11.09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부터 내년도 예산안 세부심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도내 각 단체장들이 발이 닳도록 국회를 넘나들며 국고를 한 푼이라도 더 얻으려 안간힘을 다하는 정경이 애처롭다. 지난날 이 나라의 쌀 창고로 나라의 부()가 모여 있던 전북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 해마다 단체장과 관련자들이 발싸심을 해도 전북의 예산은 물가 상승률 정도 느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전북도민이 죽어라 밀어주어 더불어민주당 인지 불어터진 민주당인지에 권력을 안겨주었어도 전북에 돌아오는 건 먹다만 빵부스러기 정도였다.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온갖 생색을 다 냈던 사업이라는 게 눈에 띄는 건 없다. 말만 무성하고 아직도 바닷물이 넘실대는 새만금에는 다른 곳에서 좋아하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시설을 슬그머니 밀어 넣었다.

탄소진흥원을 설립해준다는 말에 미래 먹거리라 칭송하며 헛생색을 내지만, 그것이 먹거리가 될 때쯤엔 동남쪽 지역 어디에 대형 생산시설이 들어서서 과일은 그들이 따게 될 것이다. 그저 전북은 이름만 있는 진흥원이고 본 괘도에 올라갈 때까지 침만 삼키다가 목젖이 늘어질 판이다.

왜 이렇게 근엄해야 할 사설에 비틀어진 심사가 흘러나오는지 의아할 것이다. 9일자 본지 1면에 지적했던 내년도 전북예산 걱정을 내놓고 있다. 이번 국회 예결특위 예산안 조정소위원회에 전북출신 의원이 민주당 몫의 1명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민주당에서 슬슬 회피하는 눈치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예산안 조정 소위원회에 전북의원이 들어있어야 계수조정에서 전북 예산이 깎이지 않는 것은 물론 삭감한 예산액을 전북 사업으로 밀어 넣는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결소위에 참여한 각 의원들이 출신지역 예산을 지키고 추가하는 과정에 전북의원이 없다면 그 결과는 들여다볼 것도 없이 이다. 들어가도 크게 얻는 건 없지만, 남도가 헛 욕심을 내는 게 괘씸해서이다.

그동안 전남과 광주, 전북이 돌아가며 예결소위에 들어가는 관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민주당이 2/3 가까운 숫자가 되면서 인적 구도가 달라졌으니 그동안 차례는 무효로 하고 숫자가 많은 남도 쪽에서 먼저 소위에 참여하겠다고 우긴다는 것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다 남도 사람들이니 그들의 주장이 힘을 받아 김성주 도당위원장이 이 대표를 만나 간곡하게 설득을 했어도 어물어물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당 대표로 대권을 꿈꾼다는 사람이 벌써부터 가제는 게 편이 되어 전북을 무시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으니 이재명 지사에게 여론에서 뒤지는 건 아닌지.

관례를 무시하고 그들의 입맛대로 예결소위를 구성한다면 우리 전북은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지금껏 온갖 핍박과 간난신고를 마다하지 않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전북인을 분노하게 하지 말기 바란다. 지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밀어주듯 전북의 민심이 돌아서길 원한다면 전북을 소위에서 빼고 남도 민주당이 되어라. 전북은 호남이 아닌 전북으로 일어설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