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법치주의’를 생각하며
​​​​​​​이명박의 ‘법치주의’를 생각하며
  • 전주일보
  • 승인 2020.11.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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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할러윈 주말이 꽤 소란스러웠다는 후문이다. 그 북새통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얼마나 퍼졌는지는 다음 주가 지나야 알 것 같다. 닷새째 100명을 넘어선 세 자리 숫자였는데 제발 200명대로 올라서지 않기를 바란다.

의사 국가고시 문제에 의사협회장 최대집이 없는 사실을 그럴싸하게 퍼뜨려 말썽을 빚었다. 그는 sns를 통해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사 국시 문제는 이번 주 중 해결의 수순으로 진입했다라며 실기 시험 진행을 위한 실무적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이번주 화요일과 수요일 중 당정청의 입장을 확인했다라고 까지 근거를 댔다.

그런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의 자작극수준의 발언이고 의사시험에 대해 전혀 논의된 사항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서로 sns를 통해 내놓는 주장이어서 공식적인 말로 인정하기는 좀 그렇지만, 일단 의사협회장의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동의가 없이 재시험은 불가능하다고 확인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뉴스 가운데 재미있던 건 이명박의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 보석이 취소되고 112일 재수감 된다는 소식이었다. 2007년부터 계속된 거짓말에 마침내 지난 29일 최종 결론을 냈다. 그의 말은 모두 거짓이고 17년 징역에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8,000만 원을 확정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자 이 나라의 법치주의가 무너졌다.”라는 그의 말은 아마 꽤 오래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히지 않을 듯하다.

 

이명박이 말하는 법치주의

 

이명박의 거짓말이 공개석상에서 시작된 건 20078월 대선 한나라당 경선 마당이었다. 당시 이명박과 대선후보 다툼을 했던 박근혜는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이냐. 검찰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도 왜 덮고 있습니까.”라고 폭로했다. 박근혜에 크게 앞서있던 이명박은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라고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큰 소리쳤다.

그러나 이명박이 주장한 새빨간 거짓말은 엄정한 진실이었고 그 사실은 13년 만에 사실로 확정되어 그는 진짜 새빨간 거짓말의 대가를 치르기 위해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기결수로 다시 교도소로 돌아가게 됐다. 국민은 그런 거짓말쟁이의 쇼맨십에 속았다. 교회의 장로이고 경제전문가라고 믿고 나라를 맡겼다. 권력을 쥔 그는 멀쩡한 4대강을 파헤치는 공사판을 벌여 국토마저 망치는 것으로 경제 대통령의 능력(?)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대통령 당선자의 신분으로 미국 방문을 위해 가던 비행기 속에서 그가 했다는 선거 때에 무슨 말을 못 하냐?”라던 말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한 마디로 압축하고 있다. 거짓말 전문인 그가 한 말 가운데 딱 하나, 진실이었던 말은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를 평가한 내용이다.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는 최태민과 그의 딸 최 아무개의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라고 폭로했다. “청와대도, 행정부도, 산하기관도, 최태민 일족이 장악하지 말란 법이 없다.”라고 했던 그의 말도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2007년의 폭로 내용을 듣고도 국민은 그들을 잇달아 대통령에 뽑아주면서 이 나라는 혼돈에 빠져들었다.

2007년 검찰은 도곡동 땅 문제와 BBK 소송에 미국의 유명 로펌을 동원하는데 든 변호사 비용을 삼성에서 대납한 내용 등에 대해 수사를 하다가 슬그머니 선거 2주 전에 무혐의로 처리해 버렸다. 그리고 대선 뒤에 국회에서 이 문제에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수사하게 했지만, 역시 무혐의로 결론을 내렸다.

이명박은 그렇게 두 번이나 무혐의로 결론 난 사건이 3번의 재판을 거치는 동안 17년 징역에 벌금 130억 원으로 판결되고 그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자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기미조차 없었다. 그의 법치주의는 정치검찰이 증거까지 확보하고도 슬그머니 무혐의라고 결론 냈던 13년 전의 법치 아닌 법치를 말하는 듯하다.

 

국민이 기억하는 이명박근혜 시대

 

2007년 한나라당 경선 과정을 보면서 국민이 제대로 판단하고 이해했더라면 우리는 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지는 7년 동안 찌부러진 민주주의의 훼손을 겪지 않아도 되었다. 두 사람 모두 대통령은커녕 골목대장을 시키는 일도 무리인 것을 국민은 까맣게 몰랐다. 검찰이 덮어버린 범죄인을 경제전문가라는 허상에 속아 표를 주었다.

그리고 2012년에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여자에게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덜컥 맡겼다. 이유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라는 한 가지 이유였다. 박정희가 나라 경제를 일으킨 인물이고 조국 부흥을 이끈 지도자라고 믿도록 주입한 강제 교육의 후유증 때문이다. 소심하고 강퍅한 기회주의자이며 호색한인 그가 한 짓이라고는 맘에 드는 젊은 여자들을 불러 밤마다 술 마시고 오입질하는 일이 전부였다.

이명박근혜 시대가 나라를 버려놓을 수 있던 원인은 정치검찰이 그들의 문제를 덮어주었기 때문이다. 2018년 이명박의 수사는 4개월 만에 후다닥 끝이 났다. 이미 과거 수사에서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었기에 금세 수사를 마치고 기소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2007년에 검찰이 기소했더라면 이명박이라는 거짓말 대통령이 나오지 않았고 4대강도 지금 유유히 잘 흐르고 있었을 거라는 말이다.

요즘 정치의 핵심은 아직도 검찰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정부와 개혁을 막으려는 검찰을 지원하는 보수 야당의 힘겨루기다. 당연히 정부가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래 축적된 검찰의 힘이어서 정부조차도 쉽게 꺾지 못한다. 추다르크가 온갖 공세에 몰린 이유도 그 힘이 아직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뻗쳐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검찰개혁이 실패하면 비슷한 사례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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