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해야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 시행해야
  • 전주일보
  • 승인 2020.10.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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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라북도의회 376회 임시회의에서 국주영은 의원이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경상남도가 지난 101일부터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를 실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정보와 함께 전라북도도 이를 시행해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현재 전라북도 전체 가구의 약 14%에 달하는 11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두고 있는데 동물의 진료비가 너무 비싸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진료내용이나 진료에 필요한 약품 등 어던 기준도 없이 동물병원마다 제각각 진료비용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명 수의사가 진료하는 병원의 가격이 대부분 높고 동물의 종류와 평가 가격에 따라서 진료비가 다르기도 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하소연이다.

달리 생각하면 몸값이 비싼 동물에 대한 진료비가 비싼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수의사의 진료 내용은 비싼 동물이나 싼 동물이 다르지 않으니 진료비에 차등을 둘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인 것은 틀림없고 사람에 대한 진료보다 훨씬 간단한 진료에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국주영은 의원이 밝힌 지난해 11월 동물병원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동물병원 진료비는 1회 평균 74,700원이라고 한다. 의료보험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사람의 진료비보다 동물 진료비가 훨씬 더 드는 셈이다. 조사에 응한 사람들의 85%가 동물병원 진료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건 일종의 사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진료비 감당이 어려우면 기르지 않으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능력이 있으니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아니겠느냐는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사치나 취미처럼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이 있지만, 상당수 사육인들은 외로움을 견디거나 위로받기 위해 동물을 곁에 둔다.

그야말로 반려삼아 동물을 사랑하고 마음을 주고받는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그런 마음에서 비싼 진료비를 치르면서 반려동물을 치료받게 한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어도 동물과 교감하며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상당수이다. 자신보다 동물을 더 사랑하는 이들에게 진료비는 문제가 될 수 없다. 진료비를 부담하느라 먹을 것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들의 마음을 이용하여 비싼 진료비를 받는 수의사가 있다면 문제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 전라북도도 반려동물 진료비 자율표시제시행을 위한 조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의료보험 제도도 없고 기준도 없으니 수의사 맘대로 진료비를 받아서는 안 된다. 동물병원들이 자율적으로 기준단가를 정하고 합당한지 여부를 외부에서 확인하여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돈이 없어서 아픈 동물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가난한 노인의 심경으로 도의회가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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