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가을에 찜찜한 생각
청량한 가을에 찜찜한 생각
  • 전주일보
  • 승인 2020.10.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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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에
김 규 원/편집고문
김 규 원/편집고문

25일 발표 코로나 국내 발생 50, 해외유입 11명이다. 한때 국내 138명에 해외 17명까지 치솟던 수치가 다시 두 자릿수로 내려갔는데, 검사 수가 적은 것인지, 실제 발생이 줄었기를 바란다. 지난 주일에도 세상은 부글거리며 끓었고 온갖 터무니없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 우리를 웃프게 했다.

국정감사가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모르던 사실이 드러났고 국내 정치판은 아직도 윤석렬과 추미애 장관의 입에 쏠려있다. 언론은 쏟아지는 말을 주워서 줄이고 늘리고 이리저리 그리고 맞추어 꾸며내기에 바쁘다. 도대체 국정감사라는 이름은 왜 붙이고 있는지 모를 만큼 입 장난, 말씨름 경기장 인듯 알맹이 없는 소음만 흩날리고 있다.

25일 아침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타계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2014년 봄쯤에 심근경색증으로 순천향병원에 실려간 이후 6년 반 만에 빈손으로 돌아갔다. 형제간에 반목까지 서슴지 않았던 재산 지키기는 성공했으나 그 역시 아무것도 손에 들지 못하고 떠났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을 수없이 저질러 여러 차례 구치소를 들락거리기도 했지만, 삼성 반도체 산업을 주창해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최고를 만든 그의 업적은 인정할 만하다.

이제 10월의 마지막 주일이 시작되었다. 아름다운 계절이건만, 낙엽 지는 공원이나 거리를 걸어도 상쾌하지 않다. 마주치는 눈들은 마스크 안에 표정을 감추고 불안하거나 분노에 찬 듯 시선이 편하지 않다.

 

일본은 여전한데 NO JAPAN은 옛말

 

최근 다시 일본 차가 다시 잘 팔린다는 통계가 나왔다. 렉서스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 6월 노 재팬 시작 이후 계속 감소하다가 올 4461, 5727, 61,014대로 증가했고 7월 이후는 700대 언저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통계다. 이와 관련해 모 일본 주간지는 한국이 다시 일본 차를 사들이고 있다는 기사와 함께 한국이 이런 불매운동을 성공한 적이 없다.’고 비아냥대는 기사를 실었다고 한다.

지난 21일 일본 시가 총리는 징용 배상문제로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 압류재산을 현금화한다면 한일 관계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또 주한 일본 대사 도미타 고지는 “22일 수출규제 관련 입장 변함없다.”라고 일본의 변화 여부를 확인했다.

일본의 지저분하고 찌질한 태도는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여러 후보 가운데 유명희 외교통상본부장이 아프리카 가나의 후보와 함께 최종 결선에 올라 117일쯤 164개국 대표들이 모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유 본부장의 당선을 공개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에 한국이 WTO에 제소하던 당시 대표가 유명희 본부장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상 가야지마 히로시는 WTO 사무총장은 중립적 위치를 유지해야 하므로 유 본부장은 부적격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등 방해에 여념이 없다. 한국과 통상마찰이 잦은 그들에게 한국인 사무총장은 부담일 수밖에 없어서 일 듯하다.

이런 일본인데, 일부에서 NO JAPAN을 깡그리 잊고 다시 일본 차와 일본 의류 등을 구입한다니 답답하다. 물론 이 나라에는 거의 인구의 20% 이상 친일파와 그 후손들이 있다. 일본의 사회문제를 걱정하고 소소한 일까지 찾아서 열심히 기사화하는 조중동 언론과 일장기를 들고 나와 시위하는 보수 철따구니 집단이 있다. 잊어서는 안 될 ‘NO JAPAN’이다.

 

감투에 이성 잃은 김제시 의회

 

지난 19일 김제시의회 온주현 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명분은 의회의 파탄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하는 모양새를 갖추었다. 그러나 주민소환 추진 서명운동이 시작되어 4,500명 정도에 이르렀다는 소식이고 보면 망신당하느니 명분을 세워 사퇴한 게 아닌가는 생각이다. 주민소환을 추진하던 사람들은 의장뿐 아니라, 의장단과 함께한 5명의 의원을 소환할 것이라는 다짐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흐를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온 의장이 사퇴하자 28일쯤 새 의장을 선출해야 하는 김제시 의회에 다시 감투를 둘러싼 암투가 시작되어 무소속과 민주당 사이에 을 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의장과 부의장을 서로 나눠 가지는 협상이 오고 간다는 입소문도 있다. 이미 감투싸움이라는 말로 뭉뚱그려 말하기조차 부끄러웠던 김제시 후반기 의장 선출과정이 재현되나 싶다.

사퇴한 온주현 의원은 전반기 의장 임기가 끝나자 다시 후반기 의장에 도전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방침은 전반기 온주현, 후반기 김복남 의원이 의장을 맡아 하기로 약속이 되어 민주당원으로는 의장 도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민주당을 탈당하여 후반기 의장에 도전했다. 의장 감투를 위해 자신을 의원으로 만들어준 정당을 서슴없이 내던지는 건 용기일까. 탐욕일까.

온 의장이 주민소환 위기에 몰린 것은 그의 후반기 의장 당선과정에 너무 많은 물의가 빚어졌기 때문이었다. 당에서 탈당하면서까지 의장에 욕심을 부렸고 그 과정에서 제명해야할 여성의원을 제명시키지 않고 선거에 참여하게 한 후에 제명하는 방식으로 상대 후보에게 단 1표 차이로 이겨 의장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움직인 이들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쓸어 맡았다.

소규모 자치단체에 몇 명 안 되는 의원 과반수가 뭉치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 나눠먹기, 교차투표 등 방법은 무한하다. 이런 일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이해다툼이 심해지는 건 하는 일에 비해 넘치는 보수를 지급하고 의장에 대한 예우가 분에 넘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일을 걱정하고 대표하는 일은 실비 보상 정도면 충분하다.

지방의원이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동네사람들끼리 뜻을 모아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제도가 되어야 비용도 덜 들고 이런 불상사도 나지 않는다. 끼리끼리 뭉쳐 잇속 챙기기 모사도 없어진다. 지방자치법 개정이 절실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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