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감투 둘러싼 의회 파행,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
의장 감투 둘러싼 의회 파행,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
  • 전주일보
  • 승인 2020.10.1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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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의회 온주현 의장이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는 사퇴하면서 보도 자료를 통해 최근 시의원 간에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과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의회 파행 등으로 지역사회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물러나는 이유를 간략히 설명했다.

그는 또 시의회 문제에 대해 모든 것을 제가 책임을 지고 안고 갈테니 시의회에 아픈 채찍을 들었던 시민 여러분께서도 김제시의 미래를 위해 화합하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뒷일까지 당부하는 말을 했다. 그럴듯한 말이다.

지난 7월 초, 김제시의회 원구성을 두고 당초 온주현 의원이 전반기 의장을, 후반기에는 김복남 의원이 의장을 맡기로 민주당이 방침을 정했으나, 전반기를 마친 온 의원이 다시 후반기 의장 자리를 욕심내면서 김제시 의회가 파행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온의원은 민주당에서 탈당하는 무리수를 두어가며 기어이 의장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의장 선거 과정에서 의원간 불륜을 저질러 제명해야할 대상자를 제명하지 않고 선거에 참여하게 한 뒤에 제명하는 묘수를 두었다는 비난과 함께 의원들의 반발로 의회 파행이 거듭되었다. 의장단과 상임위를 거의 독식한 의장 세력과 민주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따로 노는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어왔다.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불협화음 속에서 온 의장이 감당하지 못할 사안이 있었는지 결국 의원직을 사퇴했다.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파행은 완주군의회에서도 있었다. 다수당인 민주당은 당초 전반기에 최등원 의원을, 후반기에는 서남용 의원을 의장으로 내정하였으나, 김재천 현 의장이 이에 반기를 들고 무소속 의원과 연대하여 의장에 당선되었다. 그에 따라 민주당은 김 의장을 당에서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구성된 의장단과 민주당 의원의 갈등이 이어져 아직도 제대로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외에도 일부 시군에서 의장단 선출과 관련한 잡음이 일었다. 몇 명 안 되는 의원가운데서 선출되는 의장이라는 자리는 의원들이 욕심을 낼 수밖에 없을 만큼 특전이 많다. 승용차와 기사가 제공되고 업무추진비와 판공비, 의회 사무국 공무원이 비서노릇도 해준다. 공식석상에서 단체장과 나란히 상석을 차지하는 즐거움도 있다. 무엇보다 의장 명함으로 통하지 않는 곳이 없고 족보에 오를 영광을 차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의장에 주어지는 특전과 업무추진비 등을 모두 없애고 동등한 대우 속에서 의사진행을 맡고 의회를 대표하라고 한다면 의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감투와 대우, 그리고 돈이 따르는 자리이니 죽자고 덤비는 것이다. 차제에 지방의회관련 법령을 고쳐 진정 봉사하는 자리로 만들어 감투싸움을 종식하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일이다. 의장자리 2년을 위해 남은 생의 가치를 버리는 어리석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일부 모리배가 끼어들어 선량한 의원들의 헌신까지 깎아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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